‘CEO스코어’ 500대기업 조사
한국 대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10년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재벌그룹 간에도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와 임금이 각각 최대 3배와 2배씩 차이가 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31일 국내 500대 기업 중 재무자료 비교가 가능한 366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10.3년이고, 평균 연봉은 5980만원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 해 전에 비해 근속 연수는 0.1년(1%), 평균 임금은 370만원(6.6%) 늘어난 것이다.
30대 그룹에 속한 168개사의 평균 근속 연수는 9.4년, 임금은 6090만원이었다. 500대 기업에 비하면 근속 연수는 0.9년이 짧고, 평균 임금은 110만원 많았다. 30대 그룹의 평균 근속 연수는 한 해 전에 비해 0.1년 짧아졌고, 평균임금은 7.7% 늘어났다. 결국 임금은 일반 대기업보다 조금 많지만, 회사를 조기에 그만둘 수 밖에 없어 고용불안이 갈수록 심해지는 재벌 기업 직장인들의 우울한 현실을 보여준다.
30대 그룹별로는 대우조선해양이 평균 근속 연수 16.9년과 평균 임금 7700만원으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씨제이(CJ)는 근속 연수가 5.6년으로 가장 짧았다. 또 영풍은 임금이 383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대우조선해양의 근속 연수는 씨제이의 3배, 임금은 영풍의 2배에 달했다.
5대 그룹 중에서는 현대차의 근속기간이 10.4년으로 가장 길었다. 다음은 에스케이(SK) 10.3년, 삼성 9.1년, 롯데 8.3년, 엘지(LG) 7.9년의 순서였다. 임금 역시 현대차그룹이 731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에스케이 7240만원, 삼성 7040만원, 엘지 5840만원, 롯데 4590만원의 순서였다.
한국 대기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9~10년에 그치는 것은 선진국 기업들에 비해 너무 짧다는 지적이 많다. 밀레는 세계 프리미엄급 주방가전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업체다. 밀레의 한국법인인 밀레코리아의 안규문 대표는 “밀레는 독일의 대표적인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전체 직원 1만6000명 가운데 20년 이상 근무자가 1만명을 넘고, 이직률이 0.68%에 불과하다. 철저한 도제교육 시스템을 통해 숙련 기술자를 양성하는데, 2~3대 혹은 4대 가족이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기업별 평균 근속 연수는 에스앤티중공업(21.6년), 카프로(21.2년), 한국프랜지공업(20.5년)의 순서로 길었다. 평균 연봉은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법인(1억4000만원), 에스케이텔레콤(9800만원), 한국증권금융과 케이비(KB)투자증권(각각 9600만원) 순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근속 연수는 9년으로 201위, 연봉은 7000만원으로 103위에 그쳤다. 남녀별로는 남자의 근속 연수가 10.9년으로, 여자의 6.7년과 큰 격차를 보였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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