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진로로 기업·창업보다 대학 선호
“기업 안정적이지 못해 연구 못할 것” 인식
“기업 안정적이지 못해 연구 못할 것” 인식
이공계 우수인력들이 기업 대신 대학으로만 몰리는 게 ‘도전정신’ 부족 때문인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예비 공학박사 155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졸업 후 진로 선택에서 기업(37%)이나 창업(10%)보다 대학(53%)을 훨씬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업들이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우수 이공계 인력을 채용하는데 상당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전경련이 기업 인사담당자 10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매우 어려움이 크다’(13%)와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54%)는 응답이 67%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예비 공학박사들의 경우 기업행이 47%, 창업이 21%로, 대학으로 가겠다는 32%보다 훨씬 많은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전경련이 만난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기업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공계 고급인력들이 기업보다 대학을 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이공계 우수인력의 기업 기피 원인으로 도전정신과 창업정신의 부족을 지적했다. 전경련은 “미국은 기본적으로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려는 마인드가 강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논문을 통한 성과를 중시해서 연구결과를 부가가치로 연결하려는 동인이 약하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또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인재는 고부가가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인력들인데, 이런 인력들이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는 대학과 공공연구소만을 목표로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경련의 이런 설명은 기업의 책임은 도외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이 이공계 우수인력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일자리의 안정성을 높이고, 보다 자유로운 연구 풍토를 보장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실태조사 결과, 현행법상 정년은 58세로 되어있지만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실제 정년은 평균 53~54세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대학교수는 정년이 65세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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