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홍기준 부회장. 사진 한화 제공
인터뷰/한화케미칼 홍기준 부회장
그룹 오너 공백 1년 넘고
시장선 태양광 ‘올인’ 우려 목소리
“내년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 생산
수급 균형…수익성도 개선될 것”
그룹 오너 공백 1년 넘고
시장선 태양광 ‘올인’ 우려 목소리
“내년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 생산
수급 균형…수익성도 개선될 것”
김승연 회장이 지난해 8월 배임 혐의로 법정 구속된 이후 한화그룹의 사주(오너) 공백이 1년을 넘기고 있다. 상반기 국내 10대그룹 대부분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안 좋았는데, 한화는 더욱 부진했다. 특히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을 앞세워 차세대 사업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부문이 여전히 기를 못피면서 부진 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태양광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초 전남 여수의 폴리실리콘(태양광 핵심 원료)공장 상업생산을 앞두고 한화의 ‘올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에서 만난 홍기준(사진) 한화케미칼 부회장은 “어려운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임팩트(충격)가 클 뿐이다. 한화는 버틸 체력이 된다”며 시장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김연배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위원장), 홍원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장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홍 부회장은 한화가 2008년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것은 성급한 결정이나 오너의 독단 때문이 아니라 충분한 고민과 검토를 거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6년 신성장 동력을 찾으며 바이오·나노·태양광 세가지를 정했다. 바이오, 나노 사업은 차근차근 진행중인데, 태양광은 사실 많이 망설인 사업이다”고 털어놨다. 뒤늦게 시작해 다른 기업들을 따라갈 수 있는지에 대해 김승연 회장과 경영진의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홍 부회장은 “하지만 김 회장이 2010년 다보스 포럼에서 해외 유수의 태양광업체를 직접 방문하고 여러 군데 컨설팅을 받았다. 불확실성이 있지만 화석연료의 한계를 대체하는 것이 태양광밖에 없다고 보고,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과감히 진입했다”고 말했다.
웅진폴리실리콘 등이 쓰러지고, 삼성·엘지 등이 태양광 사업에 속도 조절을 하는 가운데서도, 한화는 폴리실리콘부터 발전시스템까지 수직계열화(원료부터 완제품까지)를 밀어부쳤다. 태양광 사업은 지난해 25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618억원을 기록해 손실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홍 부회장은 ‘규모의 경제’를 강조했다. 그는 “태양광 사업은 진입 장벽이 없는 사업이다. 그래서 규모의 경제를 빨리 추진하려고 했다. 산업 규모가 커지면 진입 장벽이 자연스레 생기고, 시장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시점을 2014년쯤으로 본다. 내년까지는 한화가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체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2014년 3월, 한화는 1조원을 투자한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의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술력이 필요한 공정 특성상 초기 수율(재료 투입 대비 완성품 비율)확보가 관건이다. 홍 부회장은 “현재 생산되는 제품 중 최고 순도(태양광 효율 좌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험 많은 인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초빙해 지휘를 맡겨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강점은 1만t의 생산량 가운데 8000t정도는 한화솔라원, 한화큐셀 등에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뒤 바로 상고한 김 회장의 대법원 판결은 10월 중 나올 전망이다. 사주 공백에 대해 그는 “통상적인 업무는 돌아간다. 하지만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역할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결정하는 역할은 오너가 담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사진 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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