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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자본이 수익 좇는 현상을 세계여행에 빗대
‘채권→주식’ 투자 이동한다는 가설에 반발

등록 2013-09-22 20:01수정 2013-09-22 22:23

아하 그렇구나 l 그레이트 베케이션
최근 금융시장에선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에 대한 회의가 조금씩 짙어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인 채권에 몰려 있던 자금이 상대적으로 위험하지만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으로 이동할 것이란 가설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한창인 것입니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은 지난해 10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미국의 주식수익률이 채권수익률을 앞서기 시작했다며 설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가설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듯합니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해 말 1만3000에서 최근 1만5500대로 20%가량 올랐습니다.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3대 증시 역시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신흥국입니다. 주식에서도 채권에서도 돈이 빠지고 있습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는 주식·채권 가리지 않고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습니다. 채권에서 주식이 아니라,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양상이 뚜렷합니다. 왜 그럴까요? 신흥국의 가장 큰 투자 매력은 높은 성장성입니다. 그러나 전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이들 지역의 평균 성장률이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습니다. 기대수익이 투자위험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씨티그룹의 한스 로렌젠과 맷 킹 연구원이 최근 ‘그레이트 베케이션’(Great Vacation)이란 새로운 가설을 들고나왔습니다. 현재의 글로벌 자금 이동은 마치 휴가를 가듯 본국을 떠나 해외 고금리를 좇는 성격으로 봐야 한다며 이를 ‘그레이트 베케이션’으로 명명한 것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에 풀린 돈은 마치 경치 좋은 곳을 따라 여행을 다니듯, 고수익을 좇아 전세계를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것일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글로벌 투기자금인 핫머니가 움직이는 것일 뿐,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 성향이 대전환한다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은 “허망한 가설”에 불과합니다.

실제 올해 들어 전세계 증시에 10여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이 돈이 채권 시장에서 왔다고 볼 만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난 5~6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를 시사한 뒤 채권 시장뿐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채권과 주식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그레이트 로테이션 가설은 합리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추석 연휴 기간에 미 연준은 양적 완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달러 유출에 대한 우려로 기초체력이 허약한 몇몇 신흥국들은 살얼음을 걷는 상태입니다. 양적 완화 이후 우리나라 채권·주식에 순유입된 달러는 111조원에 이릅니다.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휴가지에서 평생을 보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닐까요?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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