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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새누리안’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27개 기업 빠진다

등록 2013-09-22 21:34수정 2013-09-22 22:26

‘공정위안’ 대신 ‘김용태안’ 통과되면
총수 일가 지분 높고 내부거래 많은
두산·현대백화점·한진그룹 제외돼

‘일감 몰아주기 대표’ 현대차·SK도
지분 조금만 줄이면 규제 대상 빠져
* 새누리안 : 공정거래법 시행령

재벌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차단을 위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이 새누리당의 규제 완화 요구로 늦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분석 결과 새누리당의 요구대로 규제 대상 재벌 계열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을 비상장사 30% 이상, 상장사 40% 이상으로 올리면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를 막는다는 법개정 취지가 사실상 실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총수지분·내부거래 많아도 규제 제외 공정위가 10대그룹을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으로 비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이 20% 미만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4.5%인 반면 총수 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계열사는 47.8%로 두배 수준이다. 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이 20% 미만, 20% 이상~30% 미만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8.2%, 9.3%인 반면,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는 30.4%로 3~4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김용태 의원 등 국회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의 주장(이하 김용태 안)대로 규제 대상을 비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으로, 상장사의 경우 40% 이상으로 완화할 경우 총수일가 지분이 높고, 내부거래가 많은 재벌 계열사들 상당수가 규제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총수가 있는 43개 재벌의 계열사 1519개 중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공정위 기준을 적용하면 상장사 30개, 비상장사 178개 등 208개(13.7%)이다. 반면 김용태 안을 적용하면 상장사 15개, 비상장사 166개 등 181개(11.9%)로 27개나 적다. 규제제외 기업 중에는 총수 일가 지분이 많고, 일감 몰아주기 규모가 큰 곳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두산은 지난해 기준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각각 7221억원, 63.2%에 달하지만, 총수 일가 지분이 36.3%인 상장사여서, 김용태 안을 적용하면 규제를 받지 않는다. 또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그룹)는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각각 2135억원, 18.3%에 달하지만, 총수 일가 지분이 30.5%인 상장사여서, 역시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 싸이버로지텍(한진그룹)은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각각 488억원, 86.2%에 달하지만, 총수 일가 지분이 27.5%인 비상장사여서, 규제를 안 받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이 10% 미만이고, 연간 거래금액이 50억원 미만인 법적용 예외 조항까지 감안하면 실제 규제 대상 재벌 계열사는 128개로, 43개 재벌 계열사의 8.4% 수준”이라고 말했다.

■ 일감 몰아주기 대표기업도 규제 회피 김용태 안을 채택하면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사례로 꼽혀온 기업들도 총수 일가 지분을 조금만 줄이면 규제 대상에서 쉽게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의 경우 현대글로비스(현대차그룹), 에스케이씨앤씨(에스케이그룹) 등이, 비상장사의 경우 현대엠코, 현대오토에버(이상 현대차그룹), 한컴(한화그룹), 씨제이시스템즈(씨제이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담당하는 글로비스는 2002년 설립 이후 10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86%에 달할 정도로 계열사 지원을 받아 매출액이 3742억원에서 9조2728억원으로 무려 25배나 커졌다. 정몽구 회장 일가 지분은 43.39%로, 김용태 안이 채택될 경우 3.4%포인트만 낮추면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 에스케이그룹의 전산을 담당하는 에스케이씨앤씨는 1994년 이후 18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68%에 달할 정도로 계열사 지원을 받아 매출액이 28억원에서 1조5286억원으로 무려 546배로 급증했다. 최태원 회장 일가의 지분은 48.5%로, 김용태 안이 채택될 경우 8.5%포인트만 줄이면 규제를 안 받는다.

비상장사로 내부거래 비중이 60~80%에 달하는 현대엠코(총수지분 35.06%)와, 현대오토에버(30.1%)도 총수 일가 지분을 조금만 줄이면 규제에서 빠진다. 한컴도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각각 789억원과 73.4%에 달하는데, 김승연 회장 일가의 지분이 30.12%여서, 불과 0.12%포인트만 줄이면 규제에서 빠진다. 씨제이시스템즈도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1760억원과 83%에 달하는데, 이재현 회장 일가 지분이 31.87%여서, 2%포인트만 줄이면 된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채이배 연구위원은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하면 총수 일가 지분을 조금만 줄이면 규제에서 벗어날 우려가 있는 등 어렵게 마련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무력화된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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