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유동성위기 타개 역부족”
동양시멘트도 등급하향 가능성
동양시멘트도 등급하향 가능성
유동성 위기에 빠진 동양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동양과 동양증권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됐다. 자산매각 등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고 ㈜동양의 회사채 발행 계획까지 무산되는 등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는 탓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동양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B’(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낮췄다. CCC 등급은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아주 커 투기적 요소가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또 동양증권의 후순위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하향검토)에서 ‘BBB’(하향검토)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오리온그룹의 지원이 무산된 이후 자산매각 이외에 유동성 확충을 위한 별다른 대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동양매직 등 현재 추진중인 자구노력이 결실을 봐도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윤수용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동양시멘트 역시 계열의 재무 부담 가중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점이 부각돼 신용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이달 동양그룹의 계열사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내린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1일 ㈜동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B’에서 ‘B-’로 내렸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각각 ‘B’에서 ‘B-’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같은 날 동양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각각 ‘B+’, ‘B-’로 내렸다.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동양파이낸셜대부의 단기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회사채 발행 계획이 무산된 ㈜동양과 ‘펀드런’ 조짐을 보였던 동양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1.97%, 1.62% 하락한 반면,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는 오후 들어 반등해 3.15%, 2.16% 올랐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증권사에 맡겨진 투자자 자산에 문제가 없다고 잇달아 강조하면서 고객들의 동요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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