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인천공항에 입점한 신라·롯데 면세점 매출은 늘어난 반면, 한국관광공사 면세점은 줄어든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관광공사 면세점은 국내 중소기업 제품과 한국 특산물을 위주로 판매한다는 점에서, 대기업 면세점 독식체제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공항공사가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이미경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인천공항 면세점 월별 매출액’ 자료를 보면, 신라·롯데 등 대기업 면세점의 1~9월 매출액은 신라면세점 6234억 원, 롯데면세점은 711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신라는 29억, 롯데는 114억원이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 면세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9억원 줄어든 1191억원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공사 면세점의 실적 부진에는 짧은 계약연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2008년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그간 공익적 차원에서 수의계약을 맺어왔던 관광공사 면세점을 퇴출시키고, 민간사업자에게 면세점 특허를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국회를 중심으로 ‘면세점 민영화’ 논란이 제기됐고, 입찰은 계속해서 유찰되고 있다. 이에 관광공사 면세점은 4~6개월씩 연장 계약을 통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물품 주문과 재고 관리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또 엔저로 인한 일본인 관광객 감소도 매출 감소의 이유로 분석됐다. 대기업 면세점과는 달리 관광공사 면세점은 일본인에 대한 국산품 판매 비율이 높은 편이다. 대기업 면세점에 비해 엔저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미경 의원은 “관광공사 면세사업은 중소기업 상생발전과 국산품 판매증대 등 공익적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며 “향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을 통해 공익적 기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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