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후 윤응섭·이근표·김석기
“경찰 간부 노후대책이냐” 지적나와
“경찰 간부 노후대책이냐” 지적나와
‘용산 참사’의 책임자인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한국공항공사 이사장에 취임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2001년 이후 공항공사 이사장 4명 가운데 3명이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가 경찰 간부들의 노후 대책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연봉은 기본급에 성과급을 더해 연 3억원 수준이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 문병호 의원(민주당)이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밝힌 한국공항공사의 역대 이사장의 경력을 보면, 2001년 이후 윤응섭(7대 이사장), 이근표(8대 이사장),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10대 이사장) 등 3명이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시철 9대 이사장은 부사장에서 내부 승진한 경우였다.
역대 10명의 이사장을 봐도, 권력기관의 ‘자리 나눠먹기’ 행태가 뚜렷하다. 1986~1993년까지는 윤일균 예비역 공군 준장 등 군 장성 출신 3명이 잇따라 이사장에 취임했고, 1993~2001년 사이에는 김주봉 전 대전시장 등 당시 내무부와 건설교통부 고위 관료들이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 뒤 경찰 최고위 간부들이 자리를 물려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공항공사 경영 전문성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김해공항을 제외한 전국 11개 지방공항의 적자 금액은 최근 5년 동안 2700억여원이나 누적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김석기 이사장은 자격 논란에 대해 “공항은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 제가 경찰 시절 주로 외사 분야에 근무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문병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공기업의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전문성과 관계없고, 더구나 비극적인 참사까지 빚었던 김석기씨를 공항공사 이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보니 그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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