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권 ‘SSSS’ 표시로 위험인물 분류
5만8천여명 검색했지만 적발은 0건
사생활·신체자유 침해 논란 커질듯
5만8천여명 검색했지만 적발은 0건
사생활·신체자유 침해 논란 커질듯
비행기 타고 여행을 떠나는 참이라면, 탑승권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혹시 본인 탑승권에 ‘SSSS’라는 표시가 있다면, 당신은 ‘알몸 투시기’로 불리는 전신스캐너 검색 대상이라는 의미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박기춘 의원(민주당)은 17일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신스캐너 검색 대상 승객들의 비행기 탑승권에 암호 표기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사들이 ‘항공기 안전운항과 승객의 안전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 또는 국내외 보안기관 등으로부터 사전통보를 받은 자’의 탑승권에 영문 ‘SSSS’ 표기를 해왔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분류된’이라는 의미의 ‘셀렉티’(Selectee) 승객에 대한 표시다. 공항 보안검색자는 이 표시에 따라 전신스캐너 검색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신스캐너가 2010년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위해 물품이 적발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문병호 의원(민주당)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인천국제공항·김포공항·김해공항·제주공항에서 그동 전신스캐너로 검색한 승객의 수는 5만8804명에 이르지만, 위해 물품이 적발된 실적은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포공항(68.4%)과 제주공항(56.7%)에서는 여성에 대한 전신스캐너 검색이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사생활과 신체의 자유 침해라는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병호 의원은 “공항 관계자들은 전신스캐너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만, 언제 검색 대상자가 될지 모르는 승객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며 “한국도 미국이나 캐나다 같이 신형 시스템을 도입해 알몸 노출 없이 위해 물질만 표시되도록 하고, 승객도 검색자와 동일한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해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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