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6개월만에 최고치 기록
경매 아파트 입찰경쟁 치열
경매 아파트 입찰경쟁 치열
전세난 여파로 수도권 경매 아파트의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낙찰가율)가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전세금보다 경매 낙찰가가 낮은 아파트들이 나오면서 세입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린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법원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의 월간 평균 낙찰가율이 이달 21일 기준 82.55%로 전달보다 4.05%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4월 83.07%를 기록한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83.25%로, 최고점인 2011년 5월 84.38%에 근접했다. 경기권 아파트의 낙찰가율도 82.40%로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최고점은 2011년 4월의 83.31%다.
이처럼 수도권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80%대를 넘어선 것은 전세난으로 경매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매 낙찰가보다 전셋값이 비싼 아파트가 나오면서 아예 경매시장에서 낙찰받으려는 세입자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 수도권 경매 아파트 입찰 경쟁률은 9월(7.45대 1)과 10월(7.19대 1)에 평균 7대1을 넘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원지방법원에서 다음달 7일입찰 예정인 경기 수원시 영통동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감정가 3억1000만원에 최저 경매가는 2억1700만원에 나왔다. 이 아파트의 전세는 2억2000만~2억5000만원 수준으로, 최저 경매가격이 전세시세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다음달 18일 입찰이 진행되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전용 84㎡ 아파트는 최저 경매가가 1억4336만원으로 감정가(2억8000만원)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 아파트의 시세는 매매가격 2억3500만~2억5750만원, 전세가격 1억4500만~1억6500만원 수준에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가계빚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의 집이 경매 시장에 나오고 전세난에 시달리는 세입자들이 이런 주택을 낙찰받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전세금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전세보다 싼 가격으로 아예 경매 아파트를 낙찰받는 세입자들이 늘어났다. 무주택자가 연내 주택을 구입할 경우 세금, 대출 혜택이 많은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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