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담합 의심’ 한전KDN에 담합방지 시스템 개발 맡겨

등록 2013-10-27 20:20수정 2013-10-27 21:23

한전KDN, 한전 발주 사업 낙찰
한전 예정가와 1원도 안틀려
3년간 평균 낙찰률 98% 달해
“사전 누설 등 짬짜미 개연성”
“한전의 예정가와 낙찰가가 1원도 차이가 안 납니다. 신의 손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옵니까?”

지난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우윤근 의원이 조환익 한전 사장에게 호통을 쳤다. 지난해 12월 한전이 근거리통신망(LAN) 성능 개선에 필요한 자재 구매 입찰에서 예정한 구매 가격은 12억1800만1원이었는데 낙찰가가 이 금액에서 1원도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낙찰받은 업체는 한전의 정보기술(IT) 자회사인 한전케이디엔(KDN)이다.

당시 입찰은 경쟁입찰 방식이었는데도 정확히 예정가를 맞히는 ‘신통력’을 보여줬다. 우 의원의 질타에 조 사장은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답변했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전과 한전케이디엔의 ‘낙찰률(예정가 대비 낙찰가) 100%’ 사례는 2011년에도 두차례 더 있었다. 이는 한전이 국정감사 자료로 국회에 제출한 ‘2011년~2013년 8월 현재 10억원 이상 물품구매·공사·용역 입찰 현황’에서 드러났다. 이 기간 한전은 한전케이디엔과 모두 21건의 물품구매(634억원어치) 및 13건의 용역(5555억원어치) 계약을 맺었다. 수의계약을 제외한 경쟁입찰만 따져 봐도 평균 낙찰률은 98.2%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낙찰률이 90%를 웃돌면 ‘짬짜미’(담합) 의혹이 짙다고 본다. 우 의원은 “한전 내부 직원이 사전에 입찰 정보를 누설했거나 몇개 업체들이 돌아가며 물량을 배분받는 짬짜미에 연루됐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전은 최근 개발한 ‘담합 포착 시스템’에 대한 용역마저 한전케이디엔에 몰아준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한전은 업체 간 입찰 담합 적발 및 사전 예방에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한전케이디엔에 맡겼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됐으며 개발 비용으로 1억4000만원이 들었다. 이 시스템이 잡아내는 담합 징후에는 100%에 근접한 낙찰률 등이 포함된다. 담합 징후가 뚜렷한 업체가 담합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우 의원은 “해당 업체가 과거 한전의 입찰 자료를 분석해 담합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한전이 분석중인 과거 5년간 8000건의 계약 실태를 모두 공개하고 담합 포착 시스템도 전면 재검토해서 보다 강도 높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담합이 의심되는 정황들은 이번 국감에서 공개된 자료에서도 여럿 발견된다. 지난 3년간 물품구매 계약에서 평균 낙찰률은 2011년 96.3%, 2012년 96.5%, 2013년 97.7%로 해마다 증가했다. 특히 전력케이블 구매 계약에서는 여러 업체가 돌아가면서 수주한 정황도 엿보인다. 한전이 전선업체들과 맺은 계약 156건의 평균 낙찰률은 무려 98.7%에 이른다. 낙찰업체에 명단을 올린 곳은 모두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이 적발돼 제재 조처를 받았던 업체들이다. 같은 수법으로 돌아가면서 물량을 배분받는 식의 담합을 벌여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