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국감서 통계 개선 약속
대선 당시 정치적 외압도 인정
대선 당시 정치적 외압도 인정
박형수 통계청장이 <한겨레>가 특종보도한 지니계수 등 통계 수치에 대한 정치적 외압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했다.
박 청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다음달 19일께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더욱 정확하게 보여주는 ‘신 지니계수’를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신 지니계수를 개발했으나 청와대의 외압으로 대선 때까지 공표하지 않았다”는 <한겨레> 보도를 언급하며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어 의원들이 신 지니계수의 발표 계획을 묻자 박 청장은 이같이 답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가통계위원회 사회분과의 논의를 거쳐 신 지니계수가 최종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장의 발언은 <한겨레>의 단독·기획 보도 취지를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한겨레>는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치를 보정한 ‘새 지니계수’를 만들고도 청와대 외압에 의해 공개하지 않았던 사실(<한겨레> 6월18일치 1면 참조)을 포함해 모두 5회에 걸쳐 통계 수치의 문제를 고발했다.
<한겨레> 보도 이후 정치권과 학계는 지속적으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으며, 지난 6월 말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통계 체제 전반을 재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통계 독립성 강화 방안’ 문건을 작성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외비’로 작성된 이 문건은 “통계 사전제공과 일부 통계의 공표 지연 등으로 통계 독립성 침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통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장이 문제점을 인정하고 공개석상에서 개선을 직접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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