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지주회사 현황분석 결과
금융계열사는 22개 모두 ‘체제 밖’
“일감 몰아주기 위험성” 지적 나와
금융계열사는 22개 모두 ‘체제 밖’
“일감 몰아주기 위험성” 지적 나와
단순하고 투명한 소유구조가 장점으로 꼽히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재벌들이 늘고 있으나,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 재벌의 계열사 가운데 10개 중 3개꼴로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어 ‘반쪼가리 지주회사’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지주회사 현황 분석결과’에서 올해 9월 말현재 지주회사는 모두 127개로 지난해 말에 비해 12개 늘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4월 공정위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 62개 중에서는 16곳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돼 지난해보다 1개 증가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체제의 이점으로 순환출자 등에 의존한 기존 재벌체제에 비해 소유구조가 단순·투명해지고,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배당수입에 대한 법인세 감경 등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실제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경우 수직적 출자구조 외에 수평형·방사형·순환형 출자가 거의 없다. 또 일반 대기업집단은 평균 5.3단계의 출자구조를 가진 반면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은 평균 3.1단계의 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16개에 속한 652개 계열사 중에서 실제 지주회사 체제 안에 있는 것은 456개(69.9%)이고, 나머지 196개(30.1%)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중에서 10개가 금융 계열사 22개를 갖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다. 또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들도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 수는 지에스(GS)그룹 20개, 대성그룹 15개, 씨제이(CJ)그룹 4개, 에스케이(SK)그룹 3개, 엘에스(LS)그룹 2개 등이다.
공정위의 신영선 경쟁정책국장은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총수일가에 대한 부의 이전(일감 몰아주기)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등에 대한 최저 지분율 등 핵심규율은 유지하면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를 도입해 대기업집단 내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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