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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전세금 안심대출 알고보니 ‘그림의 떡’

등록 2013-12-09 20:09수정 2013-12-09 21:15

대출 가능한 주택요건 까다로워
집주인 담보대출 낀 깡통주택
사실상 대출받기 거의 불가능

담보력 높은 ‘깨끗한 주택’이라면
수수료 내며 보증받을 이유 없어
임차인보다 ‘공급자 위주 상품’ 지적
직장인 정아무개씨는 내년 1월2일부터 새로 출시되는 ‘전세금 안심대출’을 이용해 전셋집을 장만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최근 서울의 한 우리은행 대출 창구에서 상담을 했다. 이후 정씨는 서울시내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대출가능한 전세 매물을 찾고 있는 중인데, 날이 갈수록 실망감만 깊어지고 있다. 집주인 담보대출을 끼고 있는 전셋집의 경우 정부가 정한 대출 요건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에 부닥친 것이다.

지난 3일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후속대책의 하나로 발표한‘전세금 안심대출’의 요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대출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4·1 부동산대책’에서 도입된 ‘목돈안드는 전세Ⅱ’를 대한주택보증의 ‘전세금 반환보증’과 연계한 것으로, 세입자가 전세금반환채권(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을 대한주택보증에 맡기고 은행으로부터 싼 이자(평균 3.7%)로 전세금을 빌리는 제도다. 즉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대신 대한주택보증이 세입자의 대출 원리금 상환과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을 각각 보증하는 것이다.

문제는 전세금 대출을 받기 위한 대상 주택의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점이다. 특히 이른바‘깡통주택’(집주인 담보대출로 인해 세입자의 전세금 100% 반환이 위태로운 주택) 세입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번 대출 상품은 주택 선순위 채권액(집값의 60% 이내)과 전세금을 합산한 금액이 주택의 유형별로 집값의 70~90% 이하라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요건이 붙어있다.

집값의 90%가 적용되는 아파트를 예로 들면, 전세금 1억8000만원에 선순위 채권액 9000만원이 붙어 있는 아파트라면 집값이 3억원을 넘어야만 대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전셋값 상승 여파로 전세금이 집값의 70~80% 수준에 이른 서울의 소형 아파트인 경우 집주인의 담보대출이 어느 정도 있다면 대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기 십상이다. 정아무개씨는 “마음에 드는 전셋집이 있으나 전세금은 2억5000만원이고 집주인 담보대출 채권최고액은 5000만원이 설정돼 있다. 그런데 시세가 3억2000만원이어서 ‘전세금+채권액’이 집값의 94%가 돼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주택보증은 이번 보증 기준은 세입자의 전세금 100%를 보증해주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한주택보증 영업기획실 관계자는 “전세금 반환보증은 임차인의 전세금 전액을 보증하고 있다. 만일 선순위 채권액과 전세금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90%를 넘는 아파트에 대해서까지 보증한다면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때 회사쪽이 손실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전세금 안심대출’은 말이 임차인들을 위한 것이지, 실제로는 은행과 대한주택보증이 절대 손해보지 않도록 한 공급자 위주의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집주인의 대출을 끼지 않고 있어 보증금을 돌려받기에 걱정이 없는 ‘깨끗한’ 주택이라면 세입자들이 굳이 수수료를 내면서 대한주택보증의 전세금 반환보증을 이용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채권액과 전세금 합계액이 집값의 70~90% 이하라는 대출 요건은 이른바 ‘깡통주택’ 위험군에 속한 주택은 배제한 것이다.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 임차인이 담보력 높은 깨끗한 집에 거주할 때만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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