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2기 체제’ 어디로
불공정 논란등 상처 추슬러야
‘저성장 저금리’ 시대 수익성도 난제
불공정 논란등 상처 추슬러야
‘저성장 저금리’ 시대 수익성도 난제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출은 싱겁게 끝났다. 후보 3명 중 한 명이 사퇴해 후보군이 2명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현직 회장의 프리미엄을 업은 한동우 현 회장의 후보 확정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연임에 성공한 한 회장은 2017년 3월까지 임기를 3년 더 늘리게 됐다.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했지만 2기 체제에서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이번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신한 안팎의 반대 세력을 아우르고 불공정 논란 속에 흐트러진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인선 과정 내내 시비가 끊이지 않은 이면에는 이른바 ‘신한 사태’의 후유증이 도사리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 회장은 12일 아침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금융 본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과거 신한은 ‘스마트’했는데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신한답지 못하게 외부에 비쳐 안타깝다. 과거 신한 사태와 관련된 분들도 신한을 위해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6일 (신한 사태 2심) 재판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들을 포함해 모든 분들하고 힘을 합쳐서 헤쳐나갈 것이다. 뿌리가 있는 문제여서 힘은 들겠지만 따뜻한 마음과 지혜를 모아 꾸준하게 해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라응찬 회장 시절 신상훈·이동걸·홍성균씨와 함께 ‘4잠룡’으로 통했으며 신한금융 계열인 신한생명 사장을 지냈다. 이어 2010년 9월 경영진 내분으로 라응찬 회장·이백순 사장·신상훈 행장이 동반 퇴진하는 내홍을 겪은 뒤 2011년 3월 신한금융그룹 수장에 올랐다.
신한 안팎에선 이번 선임 과정 초기부터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현직 사외이사들에게 선임권이 주어진데다 면접 시간이 짧아 현직 회장이 절대 유리했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선임 절차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후보 사퇴라는 파열음을 냈다. 후보에서 물러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한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자 “신임 회장이 조직 안정을 찾고 신한의 발전을 위해 잘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시 ‘한동우 체제’를 맞은 신한금융의 경영 여건은 녹록지 않다. 신한 역시 ‘저성장·저금리’라는 벽 앞에서 수익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1~3분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줄었다. 한 회장은 ‘따뜻한 금융’을 강조했다. 금융의 본업에 충실해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조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커진 운용 부문의 역량을 강화시켜, 투융자 복합상품 또는 다양한 대체투자에 대한 학습과 실행을 통해 고객자산과 보유자산의 운용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기영 신한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장(전 광운대 총장)은 “경영 연속성과 그간의 경영 성과, 앞으로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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