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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주문 실수’ 한맥증권 파산 위기

등록 2013-12-13 20:50수정 2013-12-13 21:47

결제 못해…거래소, 570억 긴급지원
회원사들, 구상권 청구 예정
한맥 손실액 460억원 규모
누리집에 “신규 주문 말라”
지수옵션 시장에서 대규모 주문 실수를 한 한맥투자증권이 결제 이행에 실패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사실상 파산 선고가 내려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지난 12일 지수옵션 시장에서 주문 실수를 한 한맥투자증권이 결제시한인 13일 오후 4시까지 결제해야 할 금액 584억 중 2.3%인 13억4000만원밖에 납부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거래소가 나머지 결제대금 570억6000만원을 한맥투자증권에 긴급 유동성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유동성 공급으로 한맥투자증권은 결제를 마칠 수 있었다.

거래소가 유동성 공급 자원으로 사용한 것은 거래소 예산으로 조성한 약 4000억원 규모의 결제적립금이다. 거래소는 “어떤 주문 실수가 있었는지 등의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한맥투자증권과 여타 회원사들이 출연한 손해배상공동기금 등을 이용해 충당분을 되찾을 예정”이라며 “사실관계는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와 함께 금융위원회가 함께 조사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사용하게 될 경우 회원사들이 한맥투자증권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맥투자증권은 12일 오전 9시2분께 코스피200 12월물 옵션을 주문하면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냈다. 결제확정 금액은 증권시장 63억원, 파생상품시장 584억원이며, 거래 상대방은 46개사, 체결된 주문 건수는 3만6100건으로 집계됐다. 한맥투자증권은 12일 거래소에 구제신청을 냈다. 하지만 거래 상대방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등 구제 요건에 미달해, 신청이 반려됐다.

거래소는 한맥투자증권이 지수옵션에서 거래를 할 때 직원이 실수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잘못된 변수를 입력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맥투자증권이 실수를 한 거래는 대부분 자기계좌 거래로, 이득을 본 쪽은 대부분 외국인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문 실수 당시 46개 증권사가 한맥투자증권과 거래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외국인 위탁거래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맥투자증권이 입을 손실액은 약 46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매매거래 정지 및 채무인수 중단 조처도 취했다. 한맥투자증권은 누리집에 “고객들은 신규 주문을 지양하고 타사로 계좌를 대체하거나 청산을 해달라”라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업계에서 한맥투자증권은 증권사라기보다는 선물회사로 통한다. 1991년 4월 진로그룹 계열인 우신선물로 설립돼 1998년 상호를 한맥선물로 변경했으며, 2008년 한맥투자증권으로 상호를 다시 바꿨다. 원래는 선물회사였다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증권투자중개업 인가를 취득해 증권사로 재탄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맥은 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거래를 하는 ‘알고리즘 거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도록 미리 프로그램을 짜놓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대형 증권사에서는 이런 알고리즘 옵션 거래를 별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맥투자증권은 3월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268억원가량에 불과한 소형 증권사다. 거래소가 구상권을 행사하면, 한맥투자증권은 파산할 수도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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