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주택’ 대출 사상 최대

지난달 2조5600억…작년 총액 30%
가구당 평균 9900만원 대출 집계
세제 혜택 ‘막차 타기’ 효과인 듯
올초 주택 거래 일단 주춤 전망도

지난해 12월 무주택 가구주가 처음으로 집을 살 때 정부 국민주택기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인 2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달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실적은 총 2만5863건, 2조5604억원에 이르렀다. 가구주 한 사람당 대출액은 평균 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 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총액이 8조615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의 30% 정도가 불과 한 달 사이에 소진된 것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한 달간 2조원 이상 집행된 것은 2001년 이 대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종전 최고 실적이던 지난해 11월의 1조4055억원에 견줘서도 1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와 별개로 지난달에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공유형 모기지 대출 본사업에도 총 2011건이 접수됐다. 공유형 모기지의 평균 대출액이 1억30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2600억원의 대출신청이 접수된 것이다.

이처럼 지난달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이 대거 주택구입에 나선 것은 이들에 대한 취득세 면제와 1가구1주택자의 처분 주택 구입 때 양도소득세를 5년간 한시 면제해주는 ‘4·1부동산 대책’이 지난해 말로 종료되면서 혜택을 누리려는 수요자들이 막판에 몰렸기 때문이다. 국토부 주택기금과 관계자는 “집을 살까 말까 고민하던 무주택 가구주들 상당수가 세제 혜택이 끝나기 전에 내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공유형 모기지는 지난해 12월9일부터 재개해 매물 물색 등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예상 대출 건수(60건)의 2배인 126건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주택거래는 일단 주춤해질 전망이다. 이른바 ‘거래 절벽’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으로, 실제로 1월 들어 아파트 등 주택 매매 거래는 뚜렷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기승을 부렸던 전세난이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재발하는 경우 무주택 가구주들의 주택 구입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취득세 영구인하로 주택의 거래 비용이 부담이 줄어든 것도 매매시장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부터 취득세율은 6억원 이하 주택 1%,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주택 2%, 9억원 초과 주택 3%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1월 말로 다가온 설 연휴가 지나면 신혼부부 등의 신규 전세 수요와 주택구입 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매물 탐색에 나설 것”이라며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에 가까워진 것도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