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주주 ‘KKR’ 4조원 차익 챙겨
세계 최대 맥주기업 앤호이저 부시 인베브(ABI)가 4년 반 만에 오비맥주를 다시 인수한다.
인베브는 20일 오비맥주의 현 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오비맥주를 58억달러(약 6조1680억원)에 재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09년 7월 인베브는 미국 맥주회사 앤호이저 부시를 인수하면서 생긴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오비맥주를 케이케이아르에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인베브는 5년 내 재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조건으로 매각 계약을 체결했고, 매각 뒤에도 인베브가 보유한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 맥주 브랜드의 한국 내 독점 이용계약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인해 케이케이아르는 4년 반 만에 4조원에 가까운 차익을 챙기게 됐다.
인베브는 오비맥주 재인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카를로스 브리토 인베브 대표이사는 “한국 시장에 투자하고, 오비맥주 임직원들과 다시 일하기 돼 기쁘다. 오비맥주는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브 쪽은 “오비골든라거, 카프리,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등 오비맥주와 인베브의 브랜드들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마케팅 역량과 브랜드 구축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비맥주의 경영은 현 오비맥주 대표이사인 장인수 사장이 계속 맡을 계획이고, 오비맥주의 한국 본사와 사명은 그대로 유지된다. 오비맥주는 미셸 두커리스 사장이 총괄하는 인베브 아태지역에 속하게 된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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