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위 임원들이 지난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수십억원대 차익을 올렸다. 특히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스톡옵션 차익을 포함해 지난해 벌어들인 보수가 100억원대에 달했다.
10일 재벌닷컴이 2013년 1월~12월까지 삼성그룹 임원 등의 주식 변동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주당 평균 27만2700원일 때 부여받은 스톡옵션 2500주를 지난해 11월 주당 147만원대에 처분했다. 차익은 약 30억원 정도다. 권 부회장은 아직 팔지 않은 스톡옵션 3000주가 남아 있는 상태다. 주식매수선택권이란, 기업이 임원에게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미리 약속한 가격에 자사의 주식을 구매할 수 있도록 부여하는 권리다. 시간이 흘러 주가가 올랐을 때 예전 가격으로 구매한 다음 판매하면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
권 부회장은 올해 첫 실시되는 ‘개인별 보수공개’대상이다. 근로 및 상여소득과, 스톡옵션 차익(기타소득)까지 합친 연간 보수액은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기임원 가운데 보수공개 대상자는 권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이상훈 사장 등 4명이다.
이밖에 삼성그룹의 외국인 최고경영자인(이 부분 삭제 요청, 최고경영자 아닌 부사장 직함) 왕통 삼성 베이징연구소장 겸 중국 판매법인 휴대전화 영업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스톡옵션을 행사해 41억 8000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2004년에 주당 58만300원에 스톡옵션 주식 4905주를 부여받았고, 지난해 말 143만원대일 때 모두 팔았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박병하 전무와 박인식 상무가 지난해 스톡옵션 주식을 팔아 각각 21억 5000만원, 21억 4000만원 차익을 올렸다. 이상철 부사장(14억원), 정우인 전무(12억7000만원), 조수인 사장(11억1000만원), 정은승 부사장(11억원), 김재권 사장(10억3000만원) 등도 50만원대에 부여받은 스톡옵션 주식을 130~140만원대에 팔아 각각 10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2000년~2005년까지 임원들에게 총 668만66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해 왔으나, 2005년 스톡옵션 제도를 폐지하고 장기성과급 지급 형식으로 바꿨다. 임원들의 차익 실현은 대략 취득 10년 뒤인 스톡옵션 행사기한 만료를 앞두고 이뤄지고 있다. 앞서 2012년에는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이 38억7000만원으로 스톱옵션 차익 1위였다. 역대 스톡옵션 최대 차익을 낸 사람으로 2010년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5만6341주, 매각차익 358억5000만원)이 있다. ♣H6s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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