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건설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국외 천연가스 액화공장 일괄 공사(EPC, 상세설계·조달·시공)에 뛰어든다. 국내 건설사들이 국외 천연가스 액화플랜트를 단순 시공한 사례는 있지만 설계를 포함한 이피시 공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스케이건설은 오스트레일리아 천연가스 회사인 엘엔지(LNG)리미티드의 미국법인 매그놀리아엘엔지와 손잡고 미국 루이지애나주 찰스호 인근에 연산 340만t 규모의 천연가스 액화공장(조감도)을 짓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총 수주 금액은 15억7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이르며, 내년 초 본계약을 맺고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에스케이건설의 이번 공사는 천연가스 액화플랜트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이뤄낸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시장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에이피시아이(APCI)와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의 대형 에너지기업과 글로벌 건설사들이 선점하고 있어 후발 주자의 진입이 어려웠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에는 에스케이건설이 앞서 2008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천연가스 액화공장 기본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지 엘엔지 리미티드사의 원천기술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케이건설은 중소형 가스전 개발 공사인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추가 수주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주를 앞두고 있는 중소형 가스전은 1300여개로 추산되며, 특히 전체 가스자원 매장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최근 개발붐이 일고 있는 셰일가스의 경우 중소형 플랜트로 시공해야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권숙형 에스케이건설 화공이피시 총괄(전무)은 “기술력으로 천연가스 액화플랜트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뚫은 만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추가 수주 기회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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