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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교육·노사상생…성장의 바퀴 ‘사람’이 굴린다”

등록 2005-09-06 18:41수정 2005-09-06 19:02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산업혁신포럼 2005’ 첫날 주제강연과 토론회에서 제프리 페퍼(맨 오른쪽)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포럼은 7일까지 열린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산업혁신포럼 2005’ 첫날 주제강연과 토론회에서 제프리 페퍼(맨 오른쪽)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포럼은 7일까지 열린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산업혁신포럼 2005-다가올 10년, 한국의 경쟁무기는?

앞으로 10년 뒤, 한국산업의 미래와 경쟁력은 무엇일까. 세계시장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세계 석학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오는 2015년 우리 산업의 비전과 발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6일 산업자원부 주최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산업혁신포럼 2005’ 첫날 주제강연과 토론회에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와 제프리 페퍼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 등 참석자들은 지식기반 산업과 창의적 인재 육성의 중요성, 생명공학(BT)과 정보통신기술(IT)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역설했다. 포럼은 7일까지 열린다.

앨빈 토플러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제프리 페퍼 사진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앨빈 토플러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제프리 페퍼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앨빈 토플러 인터뷰

“산업화 시기와 달리 혁명 경제기에 부를 창출할 원동력은 교육이다. 동질성이 아닌 이질성을 강조하는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미래 경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혁신가들이 끌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앨빈 토플러 박사의 관점은 명쾌했다. 소비자 욕구가 갈수록 개인화하면서 경제 규모와 대중을 중시해온 지난 시기의 경제논리에서 과감히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신, 작지만 똑똑한 경제구조를 강조했다. 미래의 새 가치 창출을 위해 그가 내세운 것은 창의적인 ‘교육’이었다.

토플러 박사는 또 소수 대기업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진 점을 한국경제의 부작용으로 꼽았다. 세계화를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굳게 믿는 이들에게는 “너무 단순화해서 보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국 경제와 산업구조의 갈등 문제를 좌·우파 논리로 해석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경제가 너무 복잡해졌다”는 말로 경계했다.

“차이 강조 교육으로 혁신가들 키워내야”
“수출·재벌의존 벗고 IT·BT등 융합 모색”

-한국 경제의 주요 자산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의 잠재 저력은 작은 사이즈에서 찾을 수 있다. 예전에는 국가가 클수록 좋다라는 것이었는데, 유럽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목하길 바란다. 노키아가 있는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와 같은 작은 국가들이 규모가 큰 프랑스, 독일, 영국보다도 훨씬 경제적으로 잘 하고 있다. 작지만 탄탄한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들이 잘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수출이라든지 경제 전반에서 소수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졌다. 중소기업을 더 진흥시킬 필요가 있다. 시민활동과 사회공헌, 육아 등이 경제적으로 많은 가치를 창조하고 있음에도 경제 활동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나친 수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중소기업 내지 새로운 창업, 벤처 회사들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될만한 서비스 분야를 늘려나가야 한다. 과거의 관행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수출을 줄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인지하고 대안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그 대안은 수천명의 젊고 혁신적인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산업에 집중해야 경쟁력이 있는가.

=수출은 제조품 뿐 아니라 서비스와 지식도 생각해야 한다. 환경적인 면에서도 새 시장을 무궁무진하게 생각할 수 있다. 디지털에서 앞서갔던 것처럼 한국이 바이오테크 쪽에서도 굉장히 빠르게 나가고 있다. 지금 경제적인 돌파구는 하나의 섹터,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컨버전스(융합)를 통해서 찾을 수 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원치 않는 기능을 없애는 데도 신경써야 한다. 소비자들은 첨단기술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바라지만, 너무 복잡해서 사용하는데 불편을 주는 ‘초복잡성’ 또는 ‘잉여복잡성’은 기피한다. 소비자 저항이 일어날 수 있다.

제프리 페퍼 인터뷰

“노사관계에서 한쪽만 이기면 결국은 다른 한쪽이 죽게 마련이다. 노동과 자본은 같이 망하고 성공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제프리 페퍼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기업의 경쟁력은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전략과 기술만으로는 으뜸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가 ‘사람이 경쟁력’이라고 부르짖는 이유다. 그런 페퍼 교수에게 한국의 노사관계는 경쟁력을 갉아먹는 가장 큰 저해 요소인 듯했다.

“이윤이 없다면 임금도 없으며, 직원이 없다면 이윤도 없다. 적대적인 노사관계는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 ”

스탠포드대에서 조직행동 분야의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페퍼 교수는 지금까지 10권의 저서와 100여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하며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영학자다.

-적대적 노사관계를 풀 수 있는 해법은

=미국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노사문제를 잘 푸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파트너십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웍을 갖고 있다.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려고 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 한국도 이런 쪽으로 가야한다.

-노동자들은 기업의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영자를 믿지 못하는 풍토가 있는데

=노사 양쪽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신뢰 구축을 위해 많은 접촉을 해야 한다. 미국의 어떤 기업에서는 공동의 의사결정구조가 있어, 채용이나 해고, 전략수립에도 노사가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 공동위원회 같은 것을 두고 노사가 참여해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한 기업에선 임원이 직원들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면 해고되는 경우도 있다. 적대적인 노사관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노동-자본 공존공망 의사결정 함께 해야”
“중국에 집착 지나쳐 문제는 내부에 있다”

-한국경제의 가장 취약한 점은.

=사실 한국이 잘하고 있는 분야는 굉장히 많다, 자동차, 전자 등. 특히 생산체제나 제품 품질에서 많은 혁신과 개선이 있었다. 한국기업도 워낙 다양해 일반화시키기는 어렵지만, 아직도 수직 계급구조에서 중앙통제로 이뤄지고 가부장적인 문화가 많다. 의사결정을 할당해 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혁신적인 지식기반은 조직의 다양한 기반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데, 중앙집중화는 방해가 된다. 권한이나 의사결정을 분산시켜야 한다.

-한국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 적대적인 노사관계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경쟁과 혁신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재벌에게 힘이 집중되는 것도 좋지 않다. 또 한국이 너무 중국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문제는 내부에 있다. 한국의 인프라나 법구조, 노사관계, 금융시장 등 이런 것이 해결된다면 경쟁 상대에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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