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최초로 게임엔진(게임을 구동시켜주는 기본 소프트웨어)이 장착된 군사용 모의훈련 프로그램이 나왔다. 게임 속 가상현실 구현 기술이 전투 훈련 속 가상현실을 그려내는 데 활용되기 시작한 셈이다.
게임개발사이자 게임엔진 개발사인 에픽게임스의 한국법인인 에픽게임스코리아는 자사 게임엔진인 ‘언리얼 엔진’이 해군 특수전 모의훈련 체계에 사용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모의훈련 체계는 해군 특수전(UDT/SEAL) 요원들이 특수작전 또는 대테러작전을 수행하며 가상 환경 속에서 모의 전투를 경험·훈련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위사업청이 2011~13년 47억원을 투입하고 민간 업체인 도담시스템스 주관 아래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솔루션 전문기업인 에이알비전이 ‘언리얼 엔진3’을 이용해 만들었다. 회사 쪽은 3디(D) 모델링 기법으로 제작된 모의훈련 체계는 방위산업분야 최초 가상현실 콘텐츠 기반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엔진은 게임을 구동시키는데 필요한 핵심 기능을 담은 소프트웨어로, 게임을 만들기 위한 뼈대와도 같다. 게임 개발은 보통 게임엔진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여러 요소를 추가로 붙여 진행된다. 결국 게임엔진을 기반으로 게임을 만드는데, 이번엔 게임엔진을 기반으로 가상현실 속 전투훈련 프로그램을 만든 셈이다.
회사 쪽은 “언리얼 엔진이 미국 등 해외에서는 건축이나 영화 등 비게임 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돼 왔는데, 이번 사례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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