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전혁 전 의원, 이강희 전 의원, 최교일 전 서울지검장
조, 전교조 명단 공개로 벌금형
‘박대통령 지지’ 이강희 전 의원
‘내곡동 사저 봐주기 수사’
최교일 전 지검장도 선임
3명 다 에너지 분야 경력 전무
“공기업 사외이사까지 낙하산 우려”
‘박대통령 지지’ 이강희 전 의원
‘내곡동 사저 봐주기 수사’
최교일 전 지검장도 선임
3명 다 에너지 분야 경력 전무
“공기업 사외이사까지 낙하산 우려”
한국전력공사가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여당 정치인 출신을 위주로 한 낙하산 인사가 공공기관의 기관장뿐 아니라 비상임이사로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한전은 조 전 의원(명지대 교양학부 교수)과 이강희 전 의원(인천시 원로 자문위원회 위원),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최교일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이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임기는 2년이며 직무수행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 가능하다. 보수는 월 200만원가량이다.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사외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한전 사외이사는 모두 8명이며, 임기가 종료됐거나 공석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난해 12월 공모를 실시한 바 있다.
새로 선임된 3명의 사외이사는 모두 전력 혹은 에너지 분야의 경력이 전무한데다, 새누리당 쪽과 코드를 같이해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조 전 의원은 친일·독재 미화와 각종 오류 내용을 담고 있는 교학사의 한국사 책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는 인사여서 특히 논란을 낳고 있다. 대다수 학교들이 교학사 책을 올해 교과서로 채택하지 않자 조 전 의원은 지난 1월12일 ‘교학사 교과서 살리기 운동본부’를 만들어 홍보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쪽의 지지를 받아왔다. 조 전 의원은 2010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가입한 교사 명단을 누리집에 공개했다가 이듬해 7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전교조와 소속 교사들에게 3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그는 ‘전교조 저격수’로도 불린다.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과거 시민단체로부터 ‘정치검사’로 지목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2012년 서울중앙지검장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터 헐값 매입 의혹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를 서면조사만 하는 등 부실수사 끝에 관련자 전원을 무혐의 처리했다. 같은 해 10월 출입기자단을 만난 점심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 일가를 의식해 관련자를 기소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검찰의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13대와 15대 의원(민정당·신한국당·새정치국민회의)을 지낸 이강희 전 의원의 경우엔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다. 이 전 의원은 한국노총 경인항운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이들 신임 사외이사 외에도 한전에는 신일순 새누리당 국책자문위원과 정해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이사장, 남동균 비씨(BC)카드 상임감사위원, 김중현 연세대 화학공학과 교수, 임주환 고려대 세종캠퍼스 객원교수 등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은 기획재정부 소관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 한전의 뜻과는 무관하다. 반드시 전력산업에 국한된 경력을 보유한 이들만 오는 것은 아니고 다방면에서 전문성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 기관장에 여당 출신 정치인들이 대거 투입된 데 이어 비상임이사 자리까지 전방위적으로 낙하산 인사 투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당 공기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가 비상임이사를 맡게 되면 이사회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본인의 경력 관리의 장으로 삼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비상임이사를 발판으로 향후 다른 공공기관의 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황보연 음성원 김정필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