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추진단 ‘규제완화안’ 효과 과대포장
“서울반도체 공장간 연결 허용땐
1조5천억 투자 창출” 밝혔지만
업체 ‘장밋빛 전망’ 그냥 반영한 것
삼성전자 화성공장 건축제한 완화
7조 투자 8천명 고용창출 예상에
삼성은 “2조 이외 추가 투자 없어”
표준가맹계약서는 규제와 무관
“서울반도체 공장간 연결 허용땐
1조5천억 투자 창출” 밝혔지만
업체 ‘장밋빛 전망’ 그냥 반영한 것
삼성전자 화성공장 건축제한 완화
7조 투자 8천명 고용창출 예상에
삼성은 “2조 이외 추가 투자 없어”
표준가맹계약서는 규제와 무관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이하 추진단)이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 보고한 규제완화 방안 가운데 일부 핵심 내용들이 투자 및 고용 확대 효과의 근거가 불분명하고, 규제완화와 직접 상관없는 사안까지 포함시켜 졸속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총리실·대한상의·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설립한 추진단은 이날 ‘손톱 밑 가시 101건 새로 뽑는다’는 부제가 달린 ‘기업현장애로 개선방안’의 대표 사례로 서울반도체의 경기도 반월공단 내 공장 간 연결통로 설치 허용 건을 소개했다. 서울반도체가 경기도 반월공단에 있는 계열사 서울바이오시스의 발광다이오드(LED) 칩생산 공장에서 185m 정도 떨어진 부지에 엘이디 조립공장을 지어 2011년 말에 입주했는데 공장 간 직접 연결통로가 확보 안 돼 1.2㎞되는 기존 도로로 에둘러 가야 하는 등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것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추진단은 이를 통해 신규공장 공정시설 확충 등을 통해 2018년까지 1조5000억원의 투자와 5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결통로 확보 이후 물류비와 관리비 절감으로 기업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현재 일부가 비어 있는 조립공장의 추가 설비 확충이 이뤄지더라도, 서울반도체와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 합계액이 1조2000억원대이고, 직원수도 1900여명인 점을 고려할 때 투자·고용 확대 효과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추진단은 이에 대해 “해당 업체가 제시한 투자·고용 확대 효과를 그냥 보도자료에 담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반도체는 세부 투자·고용 확충 계획에 대해 “현재 6%(4위)인 세계 시장점유율을 2018년까지 20%(1위)로 끌어올리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생산량 확대와 추가 인력수요 규모를 예측한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반도체는 2010년 경기도 및 안산시와 투자양해각서를 맺을 때 반월공단 내 공장증설 및 설비투자 확충을 통해 2015년까지 공장 증설, 설비 확충 등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하고 4000명을 신규고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경기 악화 등의 이유로 실행되지 않았다. 서울반도체와 계열사 직원수는 2010년 2618명에서 지난해 말 1920여명으로 오히려 26.6% 줄었다. 또 서울반도체의 ‘유형자산 및 투자부동산 취득’과 ‘무형자산 취득’ 현황을 보면 2010~2013년 4년간 공장건설, 설비확충, 연구개발 등에 들어간 투자는 모두 2625억원으로, 약속한 투자액 대비 15.5% 수준에 그친다.
추진단은 두번째 대표 사례로 삼성전자의 화성 18라인 반도체공장 건립을 위해 일반산업단지와 택지개발지구에 걸쳐 있는 부지에 대한 건축허가 허용 건을 제시했다. 정부가 서로 다른 지구단위계획구역에 걸쳐 하나의 건축물을 설치하는 것을 제한해 왔으나, 소유권이 같은 경우 건축이 가능하도록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추진단은 이를 통해 7조원의 투자와 80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현재 화성의 17라인 반도체공장을 2조3000억원을 들여 짓고 있으나, 아직 추가 공장건립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또 가맹사업자가 가맹본부로부터 지원받은 영업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개량기술을 창출할 경우 가맹본부로부터 보상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표준가맹계약서를 고치는 방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상생을 위한 경제민주화 관련 사안으로, 규제완화와는 거리가 멀다. 추진단은 “규제완화와 관련은 없지만 가맹점주 애로사항이어서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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