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새도시·김포·파주…
수도권 신규·미분양 소진 늘어
기존 주택까지 이어질진 미지수
수도권 신규·미분양 소진 늘어
기존 주택까지 이어질진 미지수
지난달 경기 동탄2새도시에서 올해 첫 아파트 분양에 나선 반도건설은 분양 즉시 100% 계약률을 기록하는 깜짝 성적을 거뒀다. 1~3순위 청약률이 평균 2.5대 1로 높지 않았는데도 계약을 시작한 지 불과 일주일새 완판됐기 때문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동탄2새도시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최단기간 완판된 기록”이라며 “전세난을 겪고 있는 무주택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흥행 이유를 설명했다.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며칠 전 김포시 풍무동의 전용면적 84㎡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했다. 김씨가 거주하고 있는 강서구 방화동 아파트 전셋값은 2억4000만원인데 오는 6월 재계약때 3000만원을 인상하겠다는 집주인 통보를 받고 아예 집을 구입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분양 중인‘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 아파트는 3.3㎡당 가격이 900만원대로 김씨가 방화동 전세금에서 몇천만원만 보태면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서울 강서권 등 인근 지역 전세 거주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곧 계약이 마감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세난 여파로 수도권 새 아파트 분양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문을 여는 신규 아파트 본보기집마다 내방객들이 모여들고 있고 김포와 고양시 등 서울 인근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세난 속에서 뛰어오르는 전셋값을 더 부담하기보다 아예 내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부쩍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새 아파트 분양시장이 가장 뜨겁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서울 돈암 코오롱하늘채, 동탄2새도시 경남아너스빌, 동탄2새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3.0 아파트 등이 모두 순위내 마감과 100%에 가까운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목동 힐스테이트), 강동구 고덕동(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등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굵직한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어서 청약시장을 한껏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2월부터 김포시 일대, 고양시 삼송·원흥지구 등 한동안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곳들에서 실수요자들의 계약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미분양 주택 구매 열기가 파주, 남양주 등으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선, 지난 2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2만9278가구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6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무주택자들의 발길을 신규 분양시장으로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된 전셋값 상승으로 빚을 떠안거나 월세 전환을 강요받게 된 세입자들 사이에서 차라리 대출을 얻어 내집을 장만하는 쪽이 비용면에서 유리할 것 같다는 믿음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셋값 고공행진으로 인해 서울에서는 지난달 강북구의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지난 2002년 4월 이후 12년 만에 70%를 넘어섰다. 또 경기도에서는 수원, 군포, 의왕시 등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기존 주택시장은 조용한데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만 ‘나홀로’ 활황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정부의 전월세 과세 방침으로 매매시장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일부 인기지역을 빼면 수도권 아파트 분양열기가 더 확산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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