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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만도 지주회사 전환 발표뒤 되레 주가폭락한 까닭은?

등록 2014-04-09 20:11수정 2014-04-09 22:38

만도 현금 5000억 한라건설 유입길 터
정몽원 회장, 리스크 감소·지배권 유지 ‘꿩먹고 알먹고’
재계 34위인 한라그룹이 주력기업인 만도를 쪼개는 방식을 통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8일 만도의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9일 만도의 주가는 3.9% 반등했지만 회복세는 제한적이었다. 통상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호재로 인식되고, 실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될 수 있다며 긍정적 평가를 했는데도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에서는 만도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주목적이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경영이 어려운 한라(옛 한라건설)를 지원하는 데 있고, 그 결과 만도가 보유한 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 대부분이 한라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도는 지난해에도 자회사인 한라마이스터를 통해 한라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우회지원을 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이번 만도의 지주회사 전환은 ‘한라 지원 2탄’ 성격이라는 것이다.

한라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3.8%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 49개 민간그룹의 평균치인 83.6%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난해 경영실적도 매출 6조2970억원에, 당기순손실 2460억원으로 안 좋다. 201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가 줄고, 당기순손실은 100%(1230억원) 증가했다. 한라그룹이 고전하는 주요인은 건설사인 한라의 부실 때문이다. 한라는 2012년 2390억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2013년에도 4281억원(연결 기준)의 순손실을 면치 못했다.

한라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서는 보유중인 만도 지분 17.5%(311만주·9일 종가 기준 3700여억원)를 매각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하지만 한라는 정몽원 회장→한라→만도→마이스터→한라로 이어지는 그룹의 순환출자구조에서 핵심적 위치에 있다. 한라의 만도 지분을 시장에 팔면 경영권이 위험해질 수 있고, 그렇다고 이를 대신 사줄 다른 계열사도 마땅치 않다.

경제개혁연대의 이은정 회계사는 9일 발표한 ‘한라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효과 평가’ 보고서에서 “만도를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새로운 만도로 나눈 뒤, 한라가 보유하고 있는 만도 지분을 한라홀딩스에 매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한라가 갖고 있는 만도 주식을 처분해야 하고, 한라홀딩스는 만도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합법적 주식거래 모양새로 한라홀딩스가 한라를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라는 이에 덧붙여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부산물인 한라홀딩스 지분을 팔아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은정 회계사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한 한라 지원 효과가 약 4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만도의 주주 처지에서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만도의 여유 현금이 한라홀딩스를 거쳐 한라 지원에 사용되는 것은 부정적이다. 반면 대주주인 정몽원 회장으로서는 그룹의 경영 리스크를 없애고, 지배권도 유지할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묘책이 되는 셈이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라홀딩스가 한라의 만도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이 있을 수 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린 것은 없다”고 말해 이런 분석을 뒷받침했다. 또 한라는 지난해 부실을 모두 털어내 올해는 흑자 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에 계열사의 추가지원은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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