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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허창수 GS그룹 회장 연봉 ‘0원’…‘총수 제로 연봉’ 국내서도 물꼬

등록 2014-04-23 02:36수정 2014-04-23 14:26

GS건설서 올해 보수 안 받기로
허명수 부회장·임병용 사장도 동참
현대상선 경영난 겪는 현정은 회장
올해 연봉 30% 정도 줄이기로
“실적 따라 보수 공감대 커져” 평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지에스(GS)그룹의 허창수 회장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에스건설로부터 올해 보수를 한푼도 받지 않기로 하는 ‘제로(0) 연봉’을 선언했다. 지난해 적자가 1조원을 넘은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도 주력사인 현대상선으로부터 받는 연봉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22일 경제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지난달 말 2013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이사들의 보수가 공개된 뒤 회사가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총수가 고액 연봉을 받은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올해 지에스건설로부터 보수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허 회장의 동생인 허명수 부회장과 전문경영인인 임병용 사장도 ‘제로 연봉’ 결정에 동참했다. 이로써 지에스건설은 사내 등기임원 3명이 모두 보수를 받지 않게 됐다. (<한겨레> 3월29일치 2면 참조)

지에스그룹은 <한겨레>의 확인 요청에 대해 “연봉 관련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제로 연봉’ 선언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경제계 관계자는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라 올해 1~3월 중에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은 1분기 사업보고서에 개인별 보수지급 내역을 공시하도록 돼 있어, 허 회장 등의 ‘제로 연봉’ 실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를 뒷받침했다.

국내에서 회사 실적을 이유로 총수가 ‘제로 연봉’을 선언한 것은 지에스가 처음이다. 미국의 경우 1978년 리 아이어코카가 부도 위기에 처한 크라이슬러의 회장을 맡으며 연봉 1달러를 선언했고,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1998년 경영난에 처한 애플에 복귀하면서 연봉 1달러를 받았다.

지에스건설은 지난해 1조3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공동대표였던 허명수 사장과 전문경영인 2명이 동반 퇴진하고, 전문경영인들은 아예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또 다른 공동대표였던 허창수 회장은 자리를 지키면서 17억원의 보수를 받고, 동생인 허 사장은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해 연봉 6억3500만원을 받아 총수 일가와 전문경영인 간에 보수지급 잣대가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에스건설은 대외적으로는 올해 흑자 목표를 1500억원으로 제시했으나, 내부적으로는 흑자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안에서는 이런 실적 전망을 근거로 최고경영진의 ‘제로 연봉’ 결정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으나, 허 회장의 결심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도 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의 경영난을 고려해 올해 연봉을 30% 정도 줄이기로 했다. 현 회장은 지난해 현대상선 8억8000만원 등 3개 계열사로부터 총 25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5858억원 당기순손실을 포함해 총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그룹의 한 임원은 “현대상선이 올해 주총에서 등기임원의 총 보수한도를 지난해의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30% 줄인 취지가 개별 등기임원의 보수 지급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채이배 연구위원은 “경영진에 대한 보수 지급이 실적에 따라 제대로 이뤄지는지 주주들이 감시할 수 있도록 하자는 법 취지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는 것 같다. 앞으로는 총수 개인의 결단에 의존할 게 아니라 객관적인 지급기준과 평가절차가 제도적으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난해 회사가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총수가 많게는 수십억원씩 연봉을 받은 한진, 한진해운, 효성, 현대산업개발, 한진중공업 등은 아직까지 올해 연봉과 관련해 포기나 축소 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2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등 6개 계열사로부터 57억732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당기순손실이 7122억원에 이르던 한진해운의 최은영 회장도 17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38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효성의 조석래 회장도 39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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