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금 거래량 3.576㎏
사설 판매업체의 1/10 수준 그쳐
가격은 싸지만 개인투자 적은 탓
사설 판매업체의 1/10 수준 그쳐
가격은 싸지만 개인투자 적은 탓
지난달 24일 개장한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의 한 달 치 성적표가 나왔다. 시장 내 금값은 국제 금거래 시세를 100으로 놨을 때 100.9 수준으로 사설 금 업체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거래량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금 시장은 1g 단위로 개인들도 증권사 계좌개설 등을 통해 쉽게 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대를 모으며 출범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하루 평균 금 거래량은 3.576㎏이었다. 전국 체인망을 갖춘 한 사설 금 판매 업체의 하루 거래량이 30~40kg인 비하면 상당히 적은 양이다. 2주차인 지난달 31일에서 4일까지 1주일 동안 하루 평균 4.153kg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금 거래량은 3주차 들어 3.317kg으로 떨어졌다가 4주차에 3.827kg으로 조금 늘었다. 한국거래소가 생각해온 하루 적정 거래량 10㎏에도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금 값은 시세보다 싸게 형성되고 있다. 현재 금 시장의 금값은 현물인출 기준으로 시중 은행 골드뱅킹에 비해 3% 정도 저렴하고, 장외소매시장에 비해 4% 정도 싸다. 다만 대량으로 금을 취급하는 실물사업자들이 활동하는 도매시장에 비해서는 가격이 높다.
낮은 금값에 비해 거래량이 적은 까닭을 거래소는 개인투자가 적어 실물 금 거래자들도 참여를 꺼렸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금시장운영팀장은 “거래량이 적다보니 실물 공급자들이 금 100kg을 팔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시간 동안 인건비나 각종 관리비용을 들이느니 바로 사설시장에 팔아 넘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시장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요가 적어 공급물량이 적고, 때문에 다시 거래량이 줄어드는 일종의 악순환인 셈이다.
때문에 금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개인투자 수요가 먼저 활성화돼야 한다고 거래소는 지적했다. 공 팀장은 “가격이 시중에 비해 낮다는 것을 개인투자자가 인지하고 더 많이 들어와야 한다. 도매시장보다 약간 높은 가격이라도 거래량이 충분하다면 금을 팔아넘기기 쉬운 거래소 금 시장 쪽으로 공급도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한국거래소는 금 실물사업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그동안 너무 엄격하다고 지적받아온 적격수입금리스트를 확대한다. 또한 대량거래를 하거나 특정 용도의 금을 사고팔 경우, 주식시장의 블록딜(일괄 대량매매)과 유사한 협의대량매매제도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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