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밤 호흡곤란 ‘심폐소생술’
“혈관확장 시술 뒤 안정 회복”
3세 경영승계 등 초미의 관심
“혈관확장 시술 뒤 안정 회복”
3세 경영승계 등 초미의 관심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이 심폐소생술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건강이상설이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더욱 본격화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과 미래전략실 주요 인사들의 삼성전자로의 이동 등이 이 회장의 건강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경영의 최종 판단을 내려온 이 회장의 건강 문제가 드러나면서 삼성그룹 안팎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삼성그룹과 삼성서울병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회장은 10일 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을 일으켜 밤 10시56분 집 근처의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 회장은 도착 직후 심장마비가 발생해 응급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11일 0시15분 기관지 삽관을 한 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장 혈관 확장(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삼성 쪽은 이 회장의 건강이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순천향대병원에서 초기 응급치료를 매우 잘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관련 시술도 성공적이어서 심장 기능을 회복했다. 현재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위급한 상황은 풀렸지만 이 회장의 건강악화설은 2~3년 전부터 입·퇴원을 반복하고 국외 체류가 길어지면서 불거져왔다. 이 회장은 폐 부분의 림프암이 발병해 1999년 말~2000년 초 수술·치료를 받은 바 있다. 이 회장은 의료진의 권유로 가을부터 봄까지 미국 하와이 등 따뜻한 지역에서 지내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폐렴으로 열흘가량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2008년과 2009년에도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사실이 알려졌다.
삼성그룹이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에스디아이(SDI) 합병, 삼성에스디에스(SDS) 상장, 삼성 금융계열사 구조조정 등 사업구조 개편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등 미래전략실 주요 인사들을 삼성전자로 이동배치하는 등 갑작스러운 인사발령에 나선 것 등이 이 회장의 건강과 무관치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당장 3세 승계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미리 준비해야 할 측면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삼성그룹의 3세 승계 작업에서 마지막 남은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의견이 삼성 안팎에 팽배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삼성 승계 작업은 거의 끝났다. 삼성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이 부회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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