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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삼성전자 지정 강소기업들, 매출 뛰는데 수익성은 내리막

등록 2014-05-12 01:58수정 2014-05-12 17:05

※그래프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전체 매출 3년새 60%나 늘어
작년 수익률 4.8%…3년새 반토막
R&D 투자 작년 4.1%에 그쳐
삼성전자와 수익률 점점 벌어져
임직원 임금도 57%에서 42%로
삼성전자가 협력사 중에서 선정한 강소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며 강소기업의 모범으로 불리는 독일 ‘히든챔피언’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선정한 10개 강소기업들은 뛰어난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수익성(매출액영업이익률)과 연구개발투자 비율이 모두 4%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임직원 평균임금도 삼성전자의 40%에 그쳤다.

<한겨레>는 11일 삼성전자가 올해 2월 말 선정한 강소기업 10곳의 사업(감사)보고서를 토대로 2010~2013년 4년간의 성장성, 수익성, 연구개발투자 성향, 임직원 임금수준을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차원에서 2011년 ‘강소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한 뒤 후보 업체들을 평가해서 지난해 14곳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도 10곳을 추가 선정했다. 삼성이 올해 선정한 강소기업은 범진아이엔디, 에이테크솔루션, 파버나인, 동양이엔피, 디에이피, 멜파스, 이랜텍, 케이씨텍, 테라세미콘, 프로텍 등이다.

10개 강소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2조6571억원으로 2010년의 1조6622억원에 비해 3년 새 60%나 급증했다. 이런 성장성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매출증가율 40%를 웃도는 것이다. 반면 강소기업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4.8%에 그쳤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국내 전체 중소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5.1%(2011년 기준)보다도 낮은 것은 물론 독일 히든챔피언들(2012년 기준 연매출 40억달러 이하이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안에 드는 1300개)의 7~8% 수준에 크게 미달한다.

또 강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9.2%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 추세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강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을 100이라 했을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1.2배에서 2013년 2.84배로 커졌다. 이런 낮은 수익성은 강소기업한테 필수요건인 뛰어난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강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율(관련정보를 공개한 8곳 기준)은 지난해 4.1%에 그친다. 이는 중소제조업체 평균치인 2.5%(2011년 연구개발투자를 하는 중소기업 기준)보다는 높지만, 독일 히든챔피언의 10% 전후 수준에 비하면 너무 낮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강소기업의 연구개발투자 비율이 2010년의 3.07%보다는 더 높아진 점이다. 강소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음을 보여준다.

강소기업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지난해 4300만원으로, 삼성전자(1억200만원)의 42%에 그쳤다. 2010년의 경우 강소기업의 평균 연봉은 3400만원으로 삼성전자의 57%였던 것에 비춰보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강소기업 선정 목적이 우수 협력사를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사로 육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기술개발투자 확대와, 임직원 처우 개선이 가능하도록 적정한 수익성 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 강소기업의 간부는 “삼성으로부터 맞춤식 무료 컨설팅과 낮은 이율의 대출 알선과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좋지만, 수익성까지 안정적으로 보장받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강소기업 간부는 “삼성전자처럼 구매물량이 많은 거래처에 대해서는 부품 공급가격을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해 우대해줘야 한다”며 단가 인하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강소기업의 대다수가 삼성전자에 10~30년씩 납품한 장기거래처이고, 매출액에서 삼성전자 거래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좀더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한다.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소장은 “삼성전자의 상생경영 프로그램이 자칫 협력사의 삼성에 대한 의존성을 더욱 강화할 위험성이 있다. 진정한 상생협력을 위해서는 협력사들이 삼성 이외의 대기업, 특히 해외 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쪽은 “강소기업 프로그램은 협력사의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 미래 성장동력과 기술·제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협력사의 수익성 제고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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