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졸업 전후 변화 비교
졸업땐 지원 줄고 매출 증가율 뚝
평균 20년 걸려…내수기업이 긴편
평균 20년 걸려…내수기업이 긴편
국내 중소기업은 평균 20년 가까운 기간이 지나야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막상 중견기업이 된 뒤에는 정부 지원은 줄고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보도 쉽지 않아 매출 증가율이 중소기업 때의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중소기업이 왜 성장을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에 걸리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한상의(회장 박용만)는 22일 최근 3년 간 중소기업을 졸업한 중견기업 23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졸업기업 경영실태 조사’ 자료에서,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데 평균 19.4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간별로 보면 10년 이상~20년 미만이 30.5%로 가장 많았고, 20년 이상~30년 미만이 26.4%, 10년 미만 25.1%, 30년 이상 18%의 순이었다. 내수기업의 졸업기간이 20.3년으로 수출기업의 17.8년에 비해 길어,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보여줬다. 법령상 중소기업은 종업원 300명 미만이면서 3년 평균 연매출이 1500억원 미만인 기업으로, 이에 해당되면 조세 감면 등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졸업 뒤 장단점에 대해서는 장점이 많다(9.9%)는 응답보다 단점이 크다(57%)는 응답이 6배 가까이 많았다. 중견기업이 된 뒤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세제지원 축소(77%), 정책자금 지원 축소(12.6%) 등이 꼽혔다. 반면 중견기업의 좋은 점으로는 기업위상 제고가 52.7%로 절반을 넘었다.
중소기업 졸업 뒤 지속적 성장동력을 확보했느냐는 질문에는 못했다(67.8%)는 응답이 확보했다(32.2%)는 응답보다 갑절 이상 많았다. 실제 중소기업 졸업 이후 3년 간 매출증가율은 2.7%에 불과해, 졸업 3년 전 매출증가율 16.2%의 6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이 되면 정부 지원이 줄고,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보도 쉽지 않아, 성장이 급속도로 둔화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중견기업이 된 뒤 3년 간 고용증가율은 6.2%로, 졸업 전 3년간의 7.1%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다시 대기업으로 선순환하는 성장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경제의 역동성이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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