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 손님이 인천 신기시장에서 장을 본 뒤 시장 상인의 도움을 받아 시장 입구에 설치된 배달 신청용 무인함(미유박스)에 장바구니를 넣는 체험을 해보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배송함에 장본 물건 넣어두면
곧바로 집까지 편하게 배달
SKT 벤처창업 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 덕분에 사업화
“아이디어 가진 중·장년층에 기회”
1기 10개팀 모두 창업 성공
곧바로 집까지 편하게 배달
SKT 벤처창업 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 덕분에 사업화
“아이디어 가진 중·장년층에 기회”
1기 10개팀 모두 창업 성공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주차장이다. 재래시장을 이용하고 싶지만, 산 물건을 손에 들고 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형마트로 간다는 사람도 많다. 인천시 주안7동 신기시장이 ‘스마트 배송시스템’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은 장 본 물건을 ‘미유박스’란 이름의 무인 배송함에 넣어두고 가면, 2시간(반경 5㎞ 기준) 안에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신기시장의 이용 편리성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끌어올린 무인 배송시스템은, 파슬넷이 에스케이텔레콤(SKT)의 베이비붐 세대 대상 벤처 창업 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의 지원을 받아 사업화에 성공했다. 최원재 파슬넷 대표는 “다른 인쇄물 수요는 감소세인데 포장 인쇄물 주문은 빠르게 늘고 있다는 통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이디어는 있었으나 자금, 사업화에 필요한 기술, 마케팅 경험 부족으로 사업화는 엄두도 못냈는데, 브라보! 리스타트 덕분에 사업화에 성공했다. 무인 택배 쪽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일 현재 신기시장에는 9칸짜리 무인 배송함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장을 본 뒤 미유박스의 터치스크린에 이동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빈 배송함의 문이 열린다. 물건을 넣고 닫으면, 2시간 간격으로 배달을 하는 신기시장 배송차 기사 휴대전화로 배송지가 즉시 통보된다. 김종린 신기시장 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일 하러 나가다가, 운동하러 나왔다가 시장에 들르는 손님들이 많아질 것 같다. 국제택배와 연결시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중·장년 직장인 및 은퇴자 대상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뒷심을 받아, 고부가가치 창업 지원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이형희 시아르(CR)부문장은 “솔직히 말해, 처음 시작할 때는 박근혜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한 목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원 대상으로 뽑힌 이들이 속속 아이디어의 사업화 및 창업에 성공하고, 일부는 전통시장 활성화 등 기존 ‘행복동행’ 프로젝트의 효과를 배가시키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지금은 진짜로 해볼만한 사업이라는 인식이 내부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브라보! 리스타트’ 프로그램을 지난해 6월 시작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보유한 정보기술융합(ICT) 기반 및 경험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가진 중·장년층에게 고부가가치 창업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생계형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기를 반복하는 사회적 악순환을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지원자 스스로 아이디어의 사업성과 창업 의지를 보여주게 하는 방식으로 대상을 선정되며, 선정된 사람한테는 2000만원의 창업지원금과 함께 ‘행복창업지원센터’의 사무실이 제공된다. 또 6개월 동안 에스케이텔레콤 임원과 외부 전문가들의 1 대 1 지원을 받으며 아이디어의 사업화 및 창업 과정을 밟는다.
1기 10개 팀은 모두 사업화 및 창업에 성공했고, 지금은 2기 13개 팀이 6개월 일정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밟고 있다. 1기의 아이템 가운데 게임과 운동을 겸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 짐보드’는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됐으며 하반기 국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고화질(HD) 레이저빔 프로젝터’는 6월중 시제품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올 하반기 시작되는 3기부터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베이비붐 세대와 함께 청년 세대도 공모에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 세대의 아이디어와 중·장년층의 경험이 어우러진 ‘세대공감형’ 창업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짜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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