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 2개사 늘어 14개사
‘불공정’ 적발된 4개사 포함
‘법 위반’ 감점은 아예 없고
노력미흡 기업에는 가산점
‘불공정’ 적발된 4개사 포함
‘법 위반’ 감점은 아예 없고
노력미흡 기업에는 가산점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이행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은 대기업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하지만 올해 ‘최우수’ 평가를 받은 대기업 중 상당수가 협력업체들에게 불공정 하도급행위를 하다가 적발돼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어 평가의 공정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동반성장에 참여하고 있는 1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도 동반성장지수를 산정한 결과 최우수 등급이 14개사, 우수 등급이 36개사, 양호 등급이 36개사, 보통 등급이 14개로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최우수의 경우 현대그룹에서 기아차, 현대차, 제철 등 3곳, 삼성그룹에서 에스디에스, 전기, 전자 등 3곳, 에스케이그룹에서 씨앤씨, 종합화학, 텔레콤 등 3곳이 각각 선정됐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2곳이 선정됐고, 그 외에 포스코, 케이티, 코웨이가 포함됐다. 삼성전기와 삼성전자는 3년 연속으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대기업이 공정위와 체결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의 이행실적 평가와 중소협력사의 체감도 조사 점수를 합산해 산출한다.
최우수 등급 대기업의 비율은 14%로, 지난해(‘우수’ 등급)의 12%에 비해 높아져 외견상으로는 지난 1년간 대기업들의 동반성장 노력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우수 대기업 중에는 협력업체들에게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위를 하다가 공정위에 적발된 곳이 다수 포함돼 있다. 케이티는 지난 4월 부당하게 발주 취소를 한 혐의로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12~2014년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삼성전자는 2012년에 151개 협력사에게 부당 발주최소로 763억원의 피해를 입힌 협의로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에스케이씨앤씨는 지난 2월 협력사에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한 혐의로 제재를 받았다.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포스코는 지난해 협약 이행실적 관련 허위자료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제재를 받았다.
또 올해 동반성장지수 평가등급은 실제 실적에 비해 과대 평가되었다는 이른바 ‘등급 인플레’ 지적도 나온다. 동반위는 지난해까지 평가 등급을 우수-양호-보통-개선 등 4단계로 구분했다. 하지만 올해는 ‘미흡’에 해당하는 ‘개선’ 등급을 없애고 ‘최우수’ 등급을 신설해, 최우수-우수-양호-보통 등 4단계로 대체했다. 평가 항목에 있어서도 대기업들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손질하는 이른바 ‘맛사지’를 했다. 일 예로 체감도 조사의 경우 법 위반에 대한 감점은 아예 없는데도, 동반성장 노력에 대한 가점 항목(최대 10점)을 더욱 확대했다.
이러다보니 동반성장 노력이 미흡한 기업들이 ‘보통’ 등급을 받아 평가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통 등급을 받은 이랜드월드는 협약 이행실적을 아예 제출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동원에프앤비와 이랜드리테일은 공정위와 협약은 맺었지만 협력중소기업과는 협약을 맺지 않았다. 홈플러스도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을 정도로 동반성장에 소극적이다.
전문가들은 동반성장지수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는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종국 동반성장위 사무처장은 “법위반 업체를 (최우수 등급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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