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중소형 스포츠실용차…잘나가는 이유 있다

등록 2014-06-12 19:47수정 2014-06-12 21:07

폭스바겐의 티구안. 각 업체 제공
폭스바겐의 티구안. 각 업체 제공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김아무개(37)씨는 고대하던 ‘애마’에 지난달 드디어 올라탔다. 자동차를 받기까지 석달가량 기다렸단다. 독신여성 김씨를 오래도록 애태운 차는 폭스바겐 티구안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큐엠(QM)3을 기다리는 이들도 많다. 전량 스페인 공장에서 수입해오는 탓에 ‘없어서 못 파는’ 차다. 두 차의 공통점은 중소형 스포츠실용차(SUV)라는 것이다.

중소형 스포츠실용차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캠핑을 비롯한 레져 활동이 늘면서 관심이 커지기도 하지만, 또다른 한 축에는 전문직 30~40대 여성들의 선호가 놓여있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집계를 보면, 올 들어 5월까지 국산 중소형 스포츠실용차는 11만9858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4%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한해 국산만 30만대 넘게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까지만 해도 연간 판매량은 20만대 수준이었다. 수입차 역시 중소형 스포츠실용차 인기가 좋다. 지난 5월 수입차 판매량 1위에 604대 팔린 폭스바겐 티구안이 올랐는데, 스포츠실용차가 수위에 오른 건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큐엠(QM)3’. 각 업체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큐엠(QM)3’. 각 업체 제공
여성들이 스포츠실용차를 선호하는 까닭은 뭘까?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도로 위에선 여자들이라고 얕보고 위협 운전하는 일들이 많아요. ‘김여사’라는 말로 여성 운전자들을 비하하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스포츠실용차를 타면 조금은 시선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할까요? 기분이 그럴 수도 있는 거지만요.” 웹디자이너 김씨는 강해보이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5월까지 국산만 12만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수입차 판매 1위도 중소형 SUV

전문직 30~40대 여성에 인기
차 높이 낮아져 승하차 편하고
덩치 줄어 주차하기도 용이
개성적인 차 찾는 경향 늘어나

여성들이 스포츠실용차에 갖는 이런 느낌이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대부분의 스포츠실용차는 여성들이 선택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 애초 스포츠실용차는 험로 주행을 위해 개발된 탓에 차 크기가 클 뿐더러 차의 높이도 무척 높았다. 디자인 요소도 직선적이어서 여성들의 감각에 맞춤하지 못했다. 승용차에 견줘 편리하고 아기자기한 옵션들도 충분치 않았다. 김씨는 “이전에도 스포츠실용차를 타고 싶었지만 치마를 입고 타고 내리기가 불편하고 덩치가 너무 커 주차도 힘들어서 결국 세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산 중소형 SUV 1~5월 판매추이 (단위: 대)
국산 중소형 SUV 1~5월 판매추이 (단위: 대)
중소형 스포츠실용차는 이런 불편한 점들을 대부분 해소했다. 스포츠실용차의 쓰임새가 오프로드 주행에서 도심형으로 바뀌었고 차의 높이가 대형차보다 낮아 탑승 때 불편한 점이 해소됐다. 소형스포츠실용차에까지 적용된 다양한 편의 장치들은 물론이고, 세단에 견줘 높은 시야 덕분에 주차가 편리하다는 장점도 여성들을 잡아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에 대한 인식 변화도 큰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이전엔 여성들이 내심 스포츠실용차를 선호하면서도 천편일률적으로 세단만 구매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젠 자신에게 필요한 차, 원하는 차를 과감히 선택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 아직 안 먹히는 차종은 웨건밖에 안 남았다”고 전했다.

자동차회사들은 부쩍 소형 스포츠실용차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초 한국지엠(GM)이 쉐보레 트랙스를 출시하며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의 문을 연 뒤로, 르노삼성이 큐엠3을 내놓은 데 이어 쌍용자동차는 3000억여원을 들여 개발해온 X100을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맞춤형’ 소형 스포츠실용차 ix25를 최근 공개하고 올해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 출시도 검토 중이다. 수입차들도 추세를 따르고 있다. 최근 판매를 시작한 포르쉐의 마칸,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GLA클래스와 포드의 링컨 MKC도 소형 스포츠실용차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