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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차 노사 속내는 담합관계
비정규직·협력업체 ‘을’ 취급”

등록 2014-07-15 20:00수정 2014-07-15 22:09

박태주 교수.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박태주 교수.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경제와 사람
‘현대차 노사에 직격탄’ 박태주 교수
“현대차 노사관계가 바뀌면, 한국 전체의 노사관계도 바뀝니다.”

현대차 노사문제의 권위자인 박태주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15일 <한겨레>와 만나 “27년에 걸친 현대차 노사의 ‘계급전쟁’은 잦은 파업, 낮은 생산성, 비정규직 갈등, 고용불안 등으로 인해 양쪽 모두 패배한 싸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교수는 또 “현대차 노사가 ‘글로벌 허브전략’ 비전을 공유해 서로 고용안정과 경쟁력 향상을 교환하고,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노동자 처우개선을 통해 ‘사회적 연대’를 회복함으로써 국민기업과 국민노조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산업연구원 시절인 1987년 정부출연연구기관 최초로 노조 결성을 주도한 뒤 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을 역임했고,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노동개혁태스크포스팀장을 지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현대차 노사전문위원회와 노사자문위원회 대표를 맡아, 지난해초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해 장시간노동과 밤샘근로를 없애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최근 박 교수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에는 한국 노사관계가 있다>는 책을 펴냈다.

노조, 고임금 위해 비정규직 용인
회사는 노동유연성·인건비 절감
그런데 왜 24년간 파업 이어졌나?

사, 임금인상 명분…노, 어용 면피
계급전쟁은 모두 패배한 싸움
“고용안정·경쟁력 강화 주고받는
노사상생 글로벌 허브 전략을”

박 교수는 “현대차 노사의 진짜 모습은 담합관계이고, 갈등은 요식행위다. 현대차 노사는 ‘갑’이고,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을’의 신세”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자신들의 높은 임금과 고용안정을 위해 회사의 비정규직 사용을 용인하고, 경영진은 이를 통해 노동 유연성과 인건비 절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노사가 담합관계인데도 지난 27년 동안 24년이나 파업이 되풀이된 이유는 무엇일까?

박 교수는 “경영진은 임금인상의 명분을 파업에서 찾는다. 만약 파업의 진통도 없이 임금을 올려주면 ‘퍼주기 논란’으로 정몽구 회장에게 문책을 당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말한다. 노조도 파업을 통해 어용 논란을 피하고, 노조원들에게 임금인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결국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내부 설득용’ 카드라는 분석인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 10여년간 세계 5위로 발돋음하는 성공신화를 일구었다. 하지만 박 교수는 노사관계의 변화없이는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안정, 고임금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현대차가 그동안 생산 자동화와 모듈화, 해외공장 확대 등 노동배제적 생산방식을 지속해온 것도 노사관계 불안과 낮은 생산성 때문이라는 게 박 교수의 분석이다.

박 교수는 현대차 노사관계가 변하려면 경영진이 먼저 큰 결단을 내려 적대적 노조관을 버리고, 노조를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이나 미국의 지엠은 강한 노조를 껴안아 협력적 공존을 모색한 반면, 현대차는 노조를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차에는 노사문제 전문가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대차가 지난해 도입한 주간 연속 2교대제(8시간+9시간 교대근무)는 노동시간 단축, 임금보전, 생산성 향상 효과로 인해 노사 모두에게 긍정평가를 받는다. 박 교수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현대차가 근본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아쉬워한다. 대다수 현대차 해외공장과, 전세계 자동차업체들은 모두 8시간씩 3교대제가 표준이다.

박 교수는 “노사가 3교대제 전환과 공장 내부의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유연 3교대제)에 합의하면 상생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또 일자리도 최소 30% 늘어난다. 박 교수가 강조하는 유연화는 자동차 수요변화에 맞춰 노동시간 조정, 공장간 전환배치 등을 하는 내부적 유연화로서, 감원 같은 외부적 유연화와는 다르다.

박 교수는 현대차 노사의 상생해법으로 고용안정과 경쟁력 향상을 서로 주고받는 ‘글로벌 허브전략’을 제시한다.

그는 “국내 공장을 연구개발, 신차 기술개발의 중심지로 만들고 노사관계에서도 해외공장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노조에게 고용안정을, 노조는 회사에 (내부적 유연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을 선물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현대차 노사가 나아가야 할 두번째 방향으로 ‘사회적 연대’를 꼽았다. 박 교수는 “현대차의 성장 과실이 사회 전체로 골고루 나눠지지 않았다.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노동자에게도 성과가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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