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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에 반발
국외이익 유입 회피 악영향 제기

등록 2014-07-21 21:24수정 2014-07-21 22:22

국외비중 높은 삼성전자·현대기아차
“정책 현실화땐 고려할 수밖에 없어”
아일랜드에 세금회피처 둔 애플처럼
전문가 “국익에 배치 역효과 낳을 수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기업의 과다한 사내유보금에 대해 세제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처럼 해외 생산 및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과세 회피를 위해 외국에서 발생한 이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정책에 따른 ‘풍선효과’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인데, 정부가 이런 문제를 충분히 고려해 제도를 설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경제계에서 외국에서 발생한 기업 이익의 국내 유입 축소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도 이런 우려를 이미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의 홍성일 금융조세팀장은 “지난 16일 주요 그룹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내유보금 과세 방침에 대한 경제계의 반대의견을 모아 기재부에 건의서를 제출했다”며 “다만 국외에서 발생한 이익의 국내 유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은 공식 건의서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건의서에 넣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사내유보금에 세제상 불이익을 줄 경우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직격탄을 받게 된다. 시이오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 516조원 가운데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비중이 57.4%에 달한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사내유보금은 각각 158조4000억원과 72조4000억원으로, 10대 그룹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는 생산·판매의 해외 비중이 매우 높다. 삼성전자는 해외 생산 및 판매 비중이 80%에 달하고, 현대·기아차는 해외 생산 비중이 50%, 판매 비중이 87%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해외법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등으로 인해 국내보다 이익률이 높다. 두 회사는 그동안 해외에서 제품을 만들고 팔아서 번 돈의 대부분을 로열티수입(해외생산법인), 판매마진(해외판매법인), 배당수입(해외생산법인과 판매법인 공통) 등으로 국내에 들여왔는데, 사내유보금 과세가 현실화하면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기업들이 해외에 서류상 회사를 만들어 해외에서 발생한 막대한 이익을 관리하고 본국으로 들여오지 않는 수법으로 본국의 과세를 회피하는 것은 이미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에선 애플이 조세회피처인 아일랜드에 서류상 회사를 만들어 이익을 옮기는 수법으로 지난 4년 동안 440억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미국 상원 조사 보고서가 지난 5월에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글로벌기업의 현금 자산 중 역외 비중은 구글 58%, 애플 88%, 마이크로소프트 9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미 생산과 판매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기업이어서 정부가 규제를 해도 예전처럼 바로 효과가 나지 않고, 오히려 국익에 배치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다국적 기업의 경우 세계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어디에서 세금을 낼 것인가를 선택하는 게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내수 활성화를 제대로 하려면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보다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등 저소득계층의 수입을 실제로 올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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