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영 확산 함께 내딛어야” ‘
기업인·전문가·학자등 발기인 참여 “사람에 대한 투자가 기업혁신 원동력”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에서 소외되고 학습에서 배제되면 혁신을 이룰 수 없고, 혁신이 없으면 성장이 불가능해 일자리 부족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한다. 미래는 지식 노동자가 사회를 이끌어 가기 때문에 지식노동자는 경영의 최우선 자원이 되며, 이러한 자원의 생산성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과가 좌우된다.”
새로운 지식경영의 패러다임을 주장했던 피터 드러커가 저서인 <21세기 지식경영>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미 경영학에서 고전이 된 지식경영을 한국사회에 본격 전파하고자 하는 학자, 전문가, 기업인들이 16일 오후 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모임을 갖는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장 등이 주도하는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 창립 행사다. 이 모임은 피터 드러커가 제시해온 지식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구하고, 모범사례를 찾아내 알림으로써 △평생학습을 통한 지식근로자 육성 △지식근로를 통한 혁신 △혁신을 통한 성장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성장 결과의 사회적 공유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데 뜻을 같이 하는 일종의 지식공동체다.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 최명주 교보증권 사장, 강석진 한국시이오컨설팅 회장, 장영철 경희대 교수, 이재규 대구대 교수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한다.
“지식경영이란 말이 일반화된 지 오래 됐습니다. 그러나 지식경영의 혜택을 보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사람을 자원이 아니라 비용으로 보고 인건비 줄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론 혁신을 이룰 수 없습니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지금 시점에서 피터 드러커의 혁신론과 지식경영론이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쉽게 말해서 사람에게 투자되는 10%의 비용을 13%로 늘리면 나머지 90%의 다른 비용을 80%로 더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고용 없는 성장의 문제점이 심한 지금이야말로 사람을 자원으로 여기는 피터 드러커의 경영이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사회가 지식경영을 통한 정보화사회로 진입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소사이어티 발기인들은 주장한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의 직업이 3만5천가지인 데 반해 한국은 1만5천개에 불과하다. 또 선진국의 서비스업이 교육, 디자인, 엔지니어링, 법률 등 고부가가치형에 집중돼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서비스업은 유통, 자영업, 식당 등 저부가가치형에 치중돼 있다. 중소기업의 재교육참가율 역시 대기업(85~95%)에 현저히 못미치는 7~8%에 불과하다. 문 사장은 “한국사회는 아직 산업화의 후반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지식경영과 이를 통한 혁신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켜야 정보화사회 진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국현 사장, 장영철 교수 등은 이러한 취지에 따라 지난해 10월 미국으로 건너가 피터 드러커를 만나 창립 취지를 설명하고 돌아왔다.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는 일단 중소기업의 평생학습시스템을 연구,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학자와 기업인 등 50여명의 전문가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이 사업에 나서게 된다. 소사이어티는 또 피터드러커 혁신상을 마련해 내년 5월부터 혁신을 이뤄낸 기업이나 기관들을 발굴해 상을 줄 계획이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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