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식 LIG 전 사장 내정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에 장남식(60) 전 엘아이지(LIG)손해보험 사장이 내정됐다. 12년 만에 관료 출신이 아닌 업계 출신 손보협회장이 탄생하는 셈이다.
손보협회는 12일 장 전 사장이 사실상 새 협회장으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손보협회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최종 후보로 장 전 사장과 같은 회사의 김우진(61) 전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이 “선후배간에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이날 오후 사의를 표명해 장 전 사장만 단독후보로 남게 됐다. 김 전 사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장 전 사장은 2012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엘아이지손보 사장을 맡은 바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후보추천위 규정상 복수후보를 추천하게끔 돼 있지만, 이처럼 사의 표명이 있는 경우 새로운 후보를 다시 추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만큼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규정을 손질하고 장 전 사장을 단독 후보로 올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 인선은 이달 18일 사원 총회에서 15개 회원사 사장들의 무기명 투표로 결정된다.
장 전 사장이 당선되면 손보협회는 12년 만에 업계 출신 협회장을 맞게 된다. 2002년 메리츠화재 출신 박종익 전 협회장이 물러난 이후, 손보협회장 자리는 오상현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재정경제부 출신 안공혁, 이상용, 문재우 협회장에 이르기까지 정치권과 관료 출신이 번갈아 맡아왔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여론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 관료 출신일 경우 당국과의 소통에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업계 출신 협회장 역시 당국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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