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승인 뒤 통추위 출범
외환 노조 “일방 추진” 반발
외환 노조 “일방 추진” 반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노조와 협의 없이 이뤄진 조기 통합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합병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9일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신라호텔에서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해 “조직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식적인 통합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달 3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의사를 내비치고서 한달여 만에 조기 통합을 공식화한 셈이다.
두 은행의 통합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이사회를 개최해 통합 계약서를 승인하고, 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다.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을 승인받은 뒤,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를 얻으면 통합은 완료된다.
두 은행 행장은 “통합 절차와 병행해 양 은행의 노동조합과도 지속적으로 성실한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 쪽은 “외환은행 노조의 통합 논의 거부로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노조의 대응만을 기다리다 통합 시기를 놓치면 영업환경 불안정성으로 조직 내 혼란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식 선언의 배경을 밝혔다. 노조에는 고용안정, 근로조건 유지, 외환은행 독립경영 유지를 위한 노력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일방적 사전합병 추진은 2·17 노사정 합의서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며, “이제 대화가 아닌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촛불집회를 열어 조기 통합 추진을 규탄하고 향후 금융노조와 연대투쟁을 벌여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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