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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업은 애플의 대공습 중소MP3업체 “고사위기”

등록 2005-09-21 18:37수정 2005-09-22 14:37

국내 엠피3 업체 시장점유율
국내 엠피3 업체 시장점유율
저가 플래시 메모리 납품덕 용량 크고 값싼 ‘아이팟 나노’ 상륙 체비 “대기업 수출 전략에 국내중기 등터져” 업계, 삼성 ‘노림수’에 분통

“가격 면에서 도저히 경쟁이 안 된다. 속수무책이다.” “이대로 가면 아예 업종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스럽다.”

애플의 파격적인 저가 공세로 국내 중소 엠피3 제조업체들 사이에 위기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회사의 존폐를 걱정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애플의 가격 경쟁력이 애플의 경쟁사이기도 한 삼성전자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중소 엠피3 업체들은 같은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가 애플에 국내 중소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싼 가격에 플래시 메모리를 공급하는 바람에, 고사당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중소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오는 24일 애플의 ‘아이팟 나노’가 출시되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 메모리가 장착된 이 제품의 국내 출시 가격은 2기가급이 23만원, 4기가급이 29만원이다. 현재 엠피3 시장에서 이보다 메모리 용량이 떨어지는 1기가급 제품이 30만원대임을 고려하면 대단히 파격적인 가격이다. 애플은 올해 초에도 경쟁사 제품에 비해 절반 가격의 제품을 선보였다. 플래시 메모리는 엠피3 기기의 저장장치로, 제조원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지난해까지 엠피3 저장장치로 하드디스크를 탑재했던 애플은 올해부터 이를 플래시 메모리로 바꾼 뒤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애플컴퓨터 아이팟 나노 출시 애플컴퓨터는 22일 대학로 제로원 디자인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초슬림 초경량 mp3플레이어 `아이팟 나노‘를 선보였다. `아이팟 나노‘는 0.69cm/ 42g의 초슬림,초경량 제품으로 1,000곡의 음악/2만5천장의 사진 저장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4GB 플레시메모리 타입의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라고 애플컴퓨터측은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애플컴퓨터 아이팟 나노 출시 애플컴퓨터는 22일 대학로 제로원 디자인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초슬림 초경량 mp3플레이어 `아이팟 나노‘를 선보였다. `아이팟 나노‘는 0.69cm/ 42g의 초슬림,초경량 제품으로 1,000곡의 음악/2만5천장의 사진 저장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4GB 플레시메모리 타입의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라고 애플컴퓨터측은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애플이 최근 저가형 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로부터 플래시 메모리를 시장가격보다 40% 정도 싼 값에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내 중소 엠피3 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중소업체들이 외국 기업도 아닌 국내 대기업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에서 원천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몰려 공정한 경쟁을 벌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쪽은 “많은 물량을 장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구입하는 업체에 가격을 싸게 해주는 것은 업계의 관행”이라며 “그렇다고 특정 업체에 물량을 몰아주거나 가격차별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 엠피3 제조업체들로 구성된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가 지난 5월 말 산업자원부에 ‘공정경쟁의 기회’를 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하면서 사실상 ‘공동구매’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삼성전자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중소업체들은 이 호소문에서 “회원사를 중심으로 제조 물량을 모을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시장 규모의 25% 수준인 600만여대에 이른다”며, 외국 기업보다 국내 벤처기업을 우선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좋은 조건으로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애플을 앞세워 기존 중소 엠피3 업체들을 정리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엠피3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5%에 불과하고 중소 업체들이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상당수 국내 중소 엠피3 업체들은 “삼성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외치더니만 되레 중소기업 목조르기에 나선 것이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엠피3 제조업체인 에스캠의 박기영 연구소장은 “초기 국내 엠피3 시장은 중소업체들이 키웠는데, 뒤늦게 뛰어든 대기업과 외국 기업의 협공으로 주도권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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