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원을 들여 지난 8월 문을 연 세종시의 공무원 단기 숙소의 이용률이 1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수요조사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했던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행정도시청이 46억7천만원을 들여 지난 8월11일 문을 연 ‘공무원 단기 숙소’의 이용률은 1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이 무려 88.4%에 이른 것이다.
이 공무원 숙소는 기획재정부 부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아파트에 39채를 빌려 마련했는데, 방이 3개씩이어서 하루에 1채당 3명, 39채엔 117명의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이 숙소를 이용한 공무원은 8월에 14일 동안 113명, 9월에 20일 동안 347명 등 34일 동안 460명, 하루 평균 13.5명에 불과했다. 해당 기간에 이용할 수 있었던 총인원 3978명의 11.6%만 사용한 것이다. 이 통계는 금~일 등 주말, 평일 휴일을 모두 제외한 것인데도 이렇게 낮았다.
이 단기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행정도시청은 임차에 42억7천만원, 예약 시스템 구축에 2천만원, 냉장고·옷장 등 세간 구입에 1억9천만원, 위탁 관리에 1억9천만원 등 46억7천만원을 투입했다. 이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세종시에 이미 이전한 15개 중앙 행정 기관 가운데 13개 기관의 공무원들이며, 야근 때와 서울 등지에서 세종시로의 출장 때 사용할 수 있다. 하룻밤 이용료는 1만원이다.
이에 대해 행정도시청의 한 관리는 “현재는 이용률이 낮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말에 6개 중앙 행정 기관의 3천여명이 3차로 이전해 오기 때문에 그때 단기 숙소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넉넉히 임차해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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