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음저협 “대기업이 자본 앞세워
10년 걸쳐 만든 음악시장 무너뜨려”
삼성전자, 유료 서비스 제공 검토
10년 걸쳐 만든 음악시장 무너뜨려”
삼성전자, 유료 서비스 제공 검토
작사·작곡·편곡자 2만여명의 음악 저작권을 신탁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가 삼성전자의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에 음원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소리바다 쪽에 지난 11일 음악저작물 사용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밀크뮤직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소리바다와 저작권료 등의 계약을 맺어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소리바다가 제공하는 음원 360만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략 패블릿폰 ‘갤럭시 노트4’와 함께 출시된 이 서비스는 삼성전자가 차별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삼성 제품을 구매하고 싶게 만들겠다는 뜻에서 내놓은 것으로 출시 일주일 만에 50만명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설치하는 등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이번 계약 해지에 따라 소리바다가 갖고 있는 저작권이 사라질 수 있어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유료화로 변경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밀크뮤직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는 현재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윤명선 한음저협 회장은 “온라인 음악 시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는 차에, 삼성 같은 대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혁신적인 무료 음악 서비스’란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은 음악업계 전체가 10년에 걸쳐 어렵게 만들어놓은 합법 시장을 한번에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음악인들의 열정과 자존심에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한음저협은 삼성전자에도 “소리바다에 음악저작물 이용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에 이후 협회의 정상적인 이용 허락 없이 밀크뮤직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도 함께 발송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현재 무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료 서비스 제공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음저협은 앞서 지난 1일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 밀크뮤직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엄연한 계약 위배”라며 삼성전자의 밀크뮤직에 음원 공급 계약을 맺은 소리바다 쪽에 ‘음악저작물 사용계약 해지 예고 통보서’를 보낸 바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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