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인 최아무개씨는 17일 눈을 뜨자 마자 “밤에 보낸 메시지가 뭔 뜻이냐?”는 문의 전화에 시달렸다. 그는 대외협력 일을 하고 있어, 대부분 잘 모셔야 하는 ‘상전’들의 항의성 전화였다. 문자메시지 수신자 가운데 여성들로부터는 ‘뭔짓’이냐는 오해까지 샀다. 오전 내내 수백명한테 일일이 사정 설명을 하느라 녹초가 됐다.
사정은 이렇다. 전 날 저녁‘청첩장’이란 내용의 청첩장이란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와 첨부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했다. 대소사를 챙기는 게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대로 접속되지 않고 버벅거리는 것 같아 중단한 뒤 스마트폰을 충전기에 꽂아놓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2시에 스마트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던 300여명에게 `☆(∧'란 문자메시지가 일제히 발송됐다.
그는 “청첩장 문자메시지 확인 때 바이러스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어쩐지 문자메시지 확인 뒤 스마트폰이 버벅거렸다. 가을 결혼시즌이 되니까 청첩장을 통해 바이러스를 유포시키는 것 같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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