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신임 사장
김주현 예보 사장, “유 전 회장 숨긴 재산 국내 840억, 해외 100억 찾았다”
예금보험공사가 940억원 규모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은닉 재산을 찾았다고 밝혔다.
김주현 예보 사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 전 회장이 숨긴 재산을 국내에서 840억원, 해외에서 100억원 규모로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지금은 재산을 확보한 차원이고 회수 여부는 건별로 판단해 봐야 한다”며 “각 개별 건에 대한 소송이 있을 수 있어 (찾은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예보가 유 전 회장 은닉 재산 추적에 나선 것은 1997년 세모 부도 당시 유 전 회장이 예보에 진 빚 때문이다. 당시 세모에 돈을 빌려줬던 금융회사들이 22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떼였고, 채권 금융회사 가운데 5곳은 파산했다.
이에 예보가 이들 금융회사의 예금자들에게 대신 돈을 지급했고, 이 과정에서 세모의 연대보증인이던 유 전 회장도 예보에 30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은 갚을 재산이 없다며 버티다 2009년 말 갑자기 빚을 탕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이자가 붙어 빚은 147억원까지 늘었는데, 유 전 회장은 6억5000만원만 갚고 나머지는 탕감받는 대신 “향후 별도의 재산이 발견되면 감면 내용은 무효로 하고 채무 전액을 상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다. 그러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 전 회장 일가의 차명 재산이 발견되면서 예보는 채무 탕감을 무효로 하고 숨겨놓은 재산을 찾는 데 주력해 왔다.
은닉 재산 추적과는 별개로 유 전 회장의 채무 탕감 당시 예보의 부실 조사 논란도 불거졌다. 숨겨진 재산이 있는데도 제대로 조사해 보지도 않고 140억원의 거액을 탕감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국감에서도 이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이 이어졌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997년 세모 부도 시 발생한 유 회장의 보증채무에 대해 예보가 2010년 140억원을 채무탕감 해준 것은 특혜 의혹이 있다”며 “채무탕감 당시 유 회장의 재산을 6억5천만원 밖에 밝혀내지 못하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 제3자 명의로 숨긴 재산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부실 조사”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상직 의원은 “유 전 회장은 예보의 직무유기 속에 4년간 자문료 명목으로 218억원을 벌어들였다”며 “예보가 자신들의 업무를 충실히 했더라도 유 씨 재산의 추적과 회수가 가능했었다”고 지적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도 “예보가 당시 ‘별도의 재산이 발견되면 감면 내용을 무효로 하고 채무 전액을 상환하겠다’는 각서만 달랑 한 장만 받고, 숨긴 재산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140억원을 넘게 탕감해준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가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외환위기로 공적자금이 생긴 이후 100억 이상을 탕감받은 개인 채무자는 유 전 회장이 유일하다”며 “유 전 회장의 재산이 직계존비속들의 명의로 옮겨진 정황을 부동산 등기부등본이나 기업공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도 예보는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사장은 예보 부실 조사 지적에 대해 “일부 미진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실책임자로 지정되면 재산조사를 하게 되는데, 세모의 법정관리 당시 유씨가 대부분 수감 생활을 하고 있어서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고 부실책임자로 지정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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