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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성과 내야 하는데…KT ‘꼬이네’

등록 2014-11-06 19:36수정 2014-11-06 23:16

‘군 통신망사업 뇌물’ 사건으로
내년 3월까지 정부사업 수주금지에
‘아이폰6 대란’ KT 사례 많이 적발
과징금·임원 형사처벌 받을 수도
황창규 회장 ‘실적주의’ 시험대에
“답답하네요.”

케이티(KT) 한 고위 임원의 말이다. 군 통신망 관련 사업 담당자한테 뇌물을 제공한 행위로 6개월 정부·공공기관 사업 수주 금지가 확정된 데 이어, 지난 2일 발생한 ‘단말기 지원금 대란’ 조사 과정에서 불법 사례가 줄줄이 드러나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혹시 손발이 묶이는 것 아닐까 하는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황창규 회장 근처에서 일하는 다른 임원도 “황 회장 취임 1년이 다 되어가는 만큼 성과를 내야 하는데, 자꾸 일이 꼬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6일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 및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번 단말기 지원금 대란을 누가 촉발시켰느냐를 놓고 케이티와 엘지유플러스(LGU+)가 서로 “저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케이티 쪽은 “엘지유플러스가 먼저 시작했다. 관련 데이터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엘지유플러스는 “아이폰 사용 가입자를 빼앗긴 1·2위 사업자가 한편이 돼 3위 업체를 상대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가 아이폰6을 거의 공짜로 주는 ‘제로클럽’ 기법을 내놔 시장을 가열시킨 것은 다들 인정하지만, 방통위 초기 조사에서는 케이티의 문제 사례가 많이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이번 단말기 지원금 대란과 관련해서는 최성준 방통위원장에 이어 정홍원 총리까지 엄정한 처벌 방침을 밝혔다. 정 총리는 지난 5일 국회 답변에서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분노를 느낀다. 철저히 조사해 엄정히 조처하도록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통사 임원에 대한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이통업체 임원은 “과징금 부과, 영업 정지, 관련 임원 형사처벌, 이통요금 인하 등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폰6 보조금 대란’이 일어난 다음날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에 아이폰 판매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아이폰6 보조금 대란’이 일어난 다음날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에 아이폰 판매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앞서 케이티는 황 회장 취임 전인 2012년 4월 군 통신망 사업 담당자한테 뇌물을 준 게 드러나 국방부로부터 6개월 동안 정부·공공기관 사업 수주 금지 처분을 받은 게 지난달 대법원 판결로 확정돼, 내년 3월까지 정부·공공기관 사업을 수주할 수 없게 됐다. 국방부는 3군사령부 임대 회선 관련 통합망 서비스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국방부 사업 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난 케이티에 6개월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했다. 케이티는 처분이 지나치다며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이번에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당시 에스케이브로드밴드(SKB)와 엘지유플러스도 3개월씩 정부·공공기관 입찰 참가 제한 처분을 받고 소송을 제기했는데, 에스케이는 승소했고 엘지는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케이티는 그동안 옛 체신부에서 분리돼 공기업을 거쳐 민영화한 이력 및 통신 3사 가운데 통신망과 유지보수 관련 자원을 가장 풍부하게 가졌다는 점을 앞세워 정부·공공기관 쪽 사업을 도맡다시피 해왔다. 그만큼 입찰 참가 제한 처분에 대한 타격이 크다.

케이티는 하반기 들어 “황창규 회장 체제가 자리잡히면서 유통망이 되살아나고 영업실적이 좋아지는 등 회사가 활력을 얻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케이티 관계자는 “회사 차원의 뒷일 걱정 없이 일단 실적을 올려 승진 점수를 따고 보자는 인식이 팽배한 게 이런 ‘소탐대실’ 사태를 발생시키고 있다. 올 연말 임원 인사에 큰 변수가 생긴 꼴”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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