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원선 돌파…1115.1원 마감
원-엔 환율은 930원대 진입
미국 연준발 달러 강세에 요동
원-엔 환율은 930원대 진입
미국 연준발 달러 강세에 요동
원-달러 환율이 20일 1110원 선마저 돌파해 1년3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가파른 엔화 약세(엔저)로 엔-달러 환율이 118엔대로 치솟자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도 함께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엔화 약세 폭을 원화가 다 쫓아가지 못하면서(엔화 대비 원화 강세) 원-엔 재정환율은 6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930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8원(0.8%) 급등한 달러당 1115.1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8월28일(1115.4원)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117.1원까지 올라 1120원대에 바싹 다가섰다. 이날도 원화는 엔화 약세에 동조해 움직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소비세율 인상 연기로 탄력을 받은 엔화 약세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0월 의사록 공개로 한층 가속도가 붙었다. 전날 밤 공개된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겠다’는 문구를 빼자고 주장한 것을 두고 시장 참가자들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하면서 엔화 약세, 달러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다. 이에 엔-달러 환율은 장중 7년3개월 만에 최고치인 118.98엔까지 올라 119엔 선마저 위협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 급락했음에도 엔화 약세가 워낙 가팔라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3.41원 떨어진 100엔당 939.81원(외환은행 오후 3시 고시 기준)에 거래됐다. 원-엔 환율이 93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08년 8월12일(938.93원) 이후 처음이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6년3개월 만에 가장 높아진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이은 통화정책 정상화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소비세율 인상 연기가 맞물리면서 엔화 약세는 앞으로도 추세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엔-달러 환율 120엔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가파른 엔화 약세를 원화가 따라가지 못해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일본과 경합하는 우리나라 수출 품목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명목환율에 물가지수와 수출구조까지 반영한 실질실효환율상 엔화와 대비한 원화의 수출 경쟁력이 내년에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원은 “원화 대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우리나라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제품 경쟁력마저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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