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 열어
사외이사 거취엔 “답변 곤란”
사외이사 거취엔 “답변 곤란”
윤종규 신임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25일 “금융당국의 엘아이지(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안 나오면 엘아이지 쪽과 계약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케이비금융의 첫번째 현안 과제로 떠오른 엘아이지손보 인수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이다.
이날 윤 회장은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케이비 입장에서는 엘아이지손보 인수를 강력하게 바라고 있지만 최종 승인권은 금융위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국에 이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연내 엘아이지손보 편입 승인이 안 날 경우에는 엘아이지 쪽과 계약 연장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이른 시일 내에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승인권을 쥐고 있는 금융위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케이비금융이 지배구조가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형적 성장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금융감독원이 이와 관련한 부문검사를 시행하도록 해서 (그 결과를 토대로) 12월 중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위 쪽은 엘아이지손보 인수 승인을 케이비 사태에 연관된 사외이사들의 거취와 현재 이사회를 중심으로 마련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 계획 등과 연계해서 내주겠다는 의중을 드러내왔다. 지난 20일 이경재 케이비금융 이사회 의장과 21일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이 자진사퇴한 것으로는 미흡하다는 뜻이다.
윤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 문제와 관련해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사외이사의 선임과 평가, 임기 연장, 최고경영자(CEO) 육성 프로그램 운용 등을 주요 과제로 다룰 계획”이라며 “금융위가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규준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비금융과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윤 회장은 “지주와 은행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겸임을 하게 됐고 겸임기간을 특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일부 직책에 대해서는 은행과 지주를 겸임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의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중소기업 금융과 자산관리(WM) 분야 육성을 꼽는가 하면 “조직이 안정된 뒤, 필요하다면 구조조정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준호 황보연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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