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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KDI “필요하다면 제로금리·양적완화 준비해야”

등록 2014-11-25 20:32수정 2014-11-25 21:17

디플레이션 논쟁 더 뜨거워진다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 보고서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대응 주문
한은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
“단기적으로 가능성 거의 없어”
전문가들 사이 견해도 엇갈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개월째 1%대에 머물 정도로 저물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일본식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근거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필요성’까지 언급하며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 향후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한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재준 케이디아이 연구위원은 이날 ‘일본의 1990년대 통화정책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어 “1990년대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와 디플레는 기본적으로 수요 부진에 대한 적절한 정책 대응에 실패한 데서 촉발됐다”며 “우리나라도 디플레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화당국의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한국의 디플레 징후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장기 정체를 꼽았다. 그는 보고서에서 “2011년 이후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통화정책은 기준금리의 완만한 하향 조정으로 대응했다”며 “이에 따라 실질금리(명목금리-소비자물가 상승률)는 2012년 이후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빠르게 낮아져 실질금리가 되레 상승하는 바람에 금융완화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도 1990년대 초에 이런 현상을 겪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향후 인플레이션 예상치도 1% 중반대인 것으로 나타나, 시장 참가자들의 인플레 기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을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물가안정목표(2.5~3.5%) 준수를 위한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준 연구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디플레는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찾기 힘들다”며 “기준금리 수준이 (사상 최저치인) 연 2%로 통화당국 운신의 폭이 좁다는 주장도 있지만, 필요하다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도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플레이션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일본은 지난달 전격적으로 추가 양적완화에 들어갔고, 유럽중앙은행도 물가상승률을 높이기 위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이 2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도 경기 경착륙 방어와 함께 디플레이션에 선제대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플레이션 논란에 대해 한은은 여전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되지만, 당장 통화정책에 반영할 현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디플레이션은 강도 높은 경기침체가 수요를 급감시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라며 “올해 성장률이 3% 중반, 내년은 3% 중·후반이 예상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2% 후반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한 강연에서 “아직까지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국내외 다수 경제연구기관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은의 전망치는 2.4%다. 한은의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내년엔 디플레이션 논란이 잠잠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 인식 때문인지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디플레이션 이슈는 가계부채나 자본유출, 경기 등 다른 변수들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분위기다. 한은 관계자는 “1%대의 저물가는 수요 부진보다는 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 쪽 요인이 더 큰데, 이는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견해가 엇갈린다. 이근태 엘지(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케이디아이가 거론한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에 공감한다”며 “과거 일본에서 물가가 떨어질 때 심각성을 간과한 채 생산성 향상에 따른 ‘좋은 디플레이션’ 논란을 벌이다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타이밍을 놓친 사례가 있는데, 지금 우리가 이를 답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우리 경제에는 물가 하락 압력보다 오히려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다. 정부가 억제하고 있는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만 현실화해도 저물가 문제는 해결된다”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낮출 게 아니라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헌 김경락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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