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 이재만 연구위원
“미 FOMC회의 이후 겉으론 안정
금융시장 위기 근본요인 해결 안돼”
“미 FOMC회의 이후 겉으론 안정
금융시장 위기 근본요인 해결 안돼”
“러시아와 그리스가 ‘꼬리 위험’(사소하지만 한번 터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위험)이 되어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트릴 우려가 있다”
금융시장이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러시아와 그리스발 위기가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예상치 못한 위험으로 발생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왜도(歪度)지수’(확률분포의 비대칭성)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러시아와 그리스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국내 경제와의 연관성이 낮아 일종의 사소한 위험으로 볼 수 있지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세계시장에 끼칠 영향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 표면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듯 보인다. 금융시장의 단기위험을 나타내는 ‘씨티 매크로 단기 위험지수’는 회의 전 0.93까지 치솟았다가 회의결과가 발표된 뒤 0.63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인 19일 32.48급등한 데이어 22일에도 13.14오른 1943.12로 거래를 마쳤다. 그럼에도 러시아와 그리스의 근본적인 위기 요인은 해결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위기의 원인이 됐던 원유가격은 여전히 50달러 수준(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을 맴돌고 있다. 그리스 역시 대선과정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말~2월초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여기서 구제금융 재협상과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고 있는 야당이 승리할 경우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나라 탓에 금융위기가 불거질 경우, 1998년 러시아발 위기 때와 달리 세계증시의 V자반등(폭락 뒤 급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을 제외한 전반적인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다, 미국 역시 금리 인상기조로 돈줄을 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아람 케이디비(KDB)대우증권 연구원은 “98년 당시 금리인하를 세차례 단행했던 미국은 현재 금리인상을 논하고 있고, 당시와 달리 정보기술(IT) 등 기술혁신 동력도 없다. 여기에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의 경제회복도 더딘 상황이라, 만약 위기가 벌어진다면 금융시장은 중장기적인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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