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롯데, 경영 승계 이상 기류…2000년 현대 닮은꼴?

등록 2015-01-12 20:15수정 2015-01-13 10:03

창업주 고령 따른 활동력 저하
승계 놓고 2세간 엇갈린 행보
안개 속에 싸인 의사결정 과정
현대그룹 ‘왕자의 난’때와 비슷
한진 이어 ‘오너 리스크’ 불거져
국가경제에도 부정적 영향 우려
롯데그룹이 창업주인 신격호 총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일본기업) 부회장의 퇴진을 계기로 한진에 이어 경영승계 관련 리스크(위험)가 불거지고 있다. 롯데 2세 승계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주요 요인들은 지난 2000년에 ‘왕자의 난’을 겪은 현대그룹과 유사점이 많아 주목된다.

롯데의 신격호 총회장은 올해 나이가 93살로, 더이상 건강을 자신할 수 없는 고령이다. 신 총회장은 1년 내내 한국과 일본을 한달씩 오가며 짝수달은 한국롯데를, 홀수달은 일본롯데를 직접 챙기던 이른바 ‘셔틀경영’을 2012년 이후 중단했다. 또 신 총회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하루에 보고받는 계열사 숫자도 평소의 절반으로 줄였다고 롯데는 밝혔다. 신 총회장은 고령으로 인해 기력 뿐만 아니라 기억력 저하 문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한 임원은 “왕회장님(신격호 총회장)이 워낙 고령이다보니,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을 간혹 잊어버리곤 한다”고 말했다.

현대는 ‘왕자의 난’ 당시 정주영 명예회장(창업주)이 85살의 고령이었다. 현대의 전 고위임원은 12일 “정 명예회장이 당시 오전에 사인한 내용과, 오후에 사인한 내용이 서로 달랐을 정도로 정상적 경영판단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롯데의 2세 승계구도가 불확실한 점이다. 그동안 롯데는 암묵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 차남인 신동빈 회장은 한국롯데를 각각 맡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부회장직과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돼 물러나면서 기존 승계구도의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사태 직후인 9일 한국을 방문해 부친을 만나는 사이, 신동빈 회장이 10일 일본을 방문한 것도 주목된다.

롯데의 한 고위임원은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을 모두 총괄하는 구도로 가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하지만 두 형제가 보유한 롯데 주요 계열사의 지분이 비슷해, 향후 승계 관련 갈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도 2000년 사태 전부터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정공, 정몽헌 회장은 건설·전자·상선, 정몽준 의원은 중공업 등을 중심으로 승계작업을 진행시켰으나, 마무리 작업에 시간을 끌다가 현대차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분쟁이 일어나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룹 회장직도 1990년 중반 이후 정몽구 단독회장, 정몽구-정몽헌 공동회장 등으로 계속 바뀌며 불안정했다.

세번째는 롯데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여주고 있는 불투명성이다. 롯데는 사태 파악조차 제대로 못한채 “우리도 정말 모른다”거나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는 전혀 별개다. 일본 언론에서 신 전 부회장과 일본인 전문경영인 간 경영방침을 둘러싼 대립 보도가 나온 만큼 일본롯데가 조만간 설명하지 않겠느냐”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현대도 사태 당시 경영권 승계 관련 최고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이 극도로 불투명했다. 내부에선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등 일부 가신그룹이 정주영 명예회장 주위를 둘러싼채 내부 편가르기와 전횡을 저지른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현대의 전직 고위임원은 “조현아 사태에 이은 롯데 사태로 한국 재벌의 오너와 승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재계 5위인 롯데가 최근 사업상 어려움에 이어 승계 리스크까지 현실화할 경우 그룹 및 국가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